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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Nov 04. 2024

167> 秋夕(추석) 또는 七夕(칠석)

漢詩工夫(241003)

秋夕(추석) 또는 七夕(칠석)

 - 杜牧(두목)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랭화병

○●○○●●◎

은 촛불 가을빛에 그림 병풍에 차가운데


輕羅小扇撲流螢

경라소선박류형

○●●●●○◎

작고 얇은 비단부채로 반딧불을 쳐 보네.


天階夜色凉如水

천계야색량여수

○○●●●○●

궁전 섬돌의 밤빛은 물처럼 싸늘한데


臥看牽牛織女星

와간견우직녀성

●○○●●●◎

누워서 견우와 직녀성을 쳐다보네.

* 輕羅(경라) : 가볍고 얇은 비단이나 그것으로 지은 옷.

* 小扇(소선) : 작은 손부채. 여름에 더위를 쫓기 위한 물건인데, 여름이 지나 가을이므로 큰 부채가 불필요하다. 임금으로부터 버림받은 궁녀의 시름과 한을 묘사한 궁원시(宮怨詩)이다.

* 流螢(류형) : 나는 반딧불. 부채로 반딧불이나 잡고 있으니 철이 지났음을 암시하며 임금의 총애가 식었음을 상징한다.

* 天階(천계) : 궁궐의 계단. 임금이 찾아오지 않는 궁궐의 썰렁함이다.

* 牽牛織女(견우직녀) : 신화에 나오는 소를 치는 견우와 베를 짜는 직녀는 부부인데, 죄를 지어서 천제(天帝)가 견우는 은하수 동쪽,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보내고 1년에 칠석에 하루만 만나게 하였다.

此亦宮怨之詞也(차역궁원지사야)라. 當此秋夕(당차추석)하야. 銀燭煒煌而秋光(은촉휘황이추광)이요. 畵屛逶迤而秋冷(화병위이이추랭)한대, 宮中之人(궁중지인)이 手持羅扇(수지라선)하야. 撲之流火之螢(박지류화지형)하니, 此亦消愁一事(차역소수일사)라. 天階夜色(천계야색)이 寒冷(한랭)이 如水(여수)하야. 良覺秋夜之氣(양각추야지기)라. 於是(어시)에 臥於珠簾之內(와어주렴지내)하야. 仰看牽牛織女(앙간견우직녀)하고, 自歎於心曰(자탄어심왈) : “彼牛女星(피우녀성)은 各在河漢之東西(각재하한지동서)나 年年(년년)이 當七夕則猶有一會之期而如我薄命(당칠석즉유유일회지기이여아박명)은 獨居含恨而已(독거함한이이)라.”

이는 역시 궁녀가 원망하는 노래다. 이 가을 저녁을 만나서 은촉이 휘황하게 가을을 빛내고, 그림 병풍같이 구불구불하고 가을이 차가운데, 궁중의 여인이 손에 비단부채를 잡고 나는 반딧불을 치니, 이 또한 근심을 삭이는 일이다. 궁중 섬돌의 밤빛이 차갑기가 물과 같아, 가을밤의 기운을 잘 깨달았다. 이에 주렴 안에 누워서 견우와 직녀성을 바라보고, 스스로 탄식하는 마음으로 말하기를, “저 견우와 직녀는 각각 은하수의 동서에 있지만 해마다 칠석이 되면 오히려 한번 만날 기약이 있지만, 나 같이 박명하여 홀로 한을 품고 살아갈 뿐이다.”

* 杜牧(두목) : 지금의 산시(陝西)성 성도(城都)인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경조(京兆) 만년(萬年) 출신이다. 자는 목지(牧之)라 했고, 호는 번천(樊川) 또는 번천거사(樊川居士)라 했다. 『통전』이라는 역사서를 남긴 재상 두우(杜佑)의 손자이기도 하다. 문종 대화(大和) 2년인 828년에 진사가 되어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일찍이 강서선흡관찰사(江西宣歙觀察使) 심전사와 회남(淮南) 절도사 우승유 밑에 들어가 감찰어사(監察御史)와 후베이성 황저우(黃州)와 안후이성 츠저우(池州), 저장성 목주(睦州) 등지의 자사를 지냈고, 조정에 들어가서는 사훈원외랑(司勳員外郞)이 되었다. 무종 회창(會昌) 연간에 고공낭중(考功郎中)과 지제고(知制誥, 국왕의 교서 작성직),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역임했다. 문장과 시에 능했던 두목은 이상은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로 불렸다. 대표작으로 「아방궁부(阿房宮賦)」 외에 「강남춘(江南春)」과 『번천문집(樊川文集)』 20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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