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가 한 주방을 쓴다는 것
나는 김치찌개에 떡볶이를 넣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는 넣으셨다.
화가 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주방은 집의 심장이다. 가장 뜨겁고, 가장 자주 마주치며, 가장 자주 충돌하는 곳.
특히 두 여자가 한 주방을 쓸 때, 그곳은 삶의 방식이 겹치고, 어긋나는 전장이 된다.
주방에 전날 먹고 남은 떡볶이가 있던 날이었다.
그날 마트에 들렀다가 곱창을 보고는 ‘남은 떡볶이에 곱창을 넣어 볶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곱창을 사들고 집에 왔을 때는 떡볶이가 사라진 뒤였다.
“엄마, 어제 남은 떡볶이 어디 있어? 버렸어?”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거, 김치찌개에 넣부렀는디.”
“떡볶이를 김치찌개에… 넣었다고?”
“응”
떡볶이곱창볶음이라는 나만의 야심 찬 요리계획이 무산된 것도 짜증 났지만,
그 이유가 떡볶이와 김치찌개라는 어울리지도 않는 조합 때문이라는 사실에
더 짜증이 올라왔다.
먹다 남은 김치찌개에 먹다 남은 떡볶이가 둥둥 떠 있는 모습. 비주얼적으로도 별로였다.
“김치찌개에 떡볶이를 왜 넣어. 이러면 김치찌개도 못 먹고, 떡볶이도 못 먹잖아.”
엄마가 또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너 먹지 마. 엄마가 다 먹을라니까.”
엄마는 음식을 잘 섞는다.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니라, 버리기 아까워서 섞는다.
그건 엄마 세대의 살림 방식이고, 나는 그 섞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