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를 마치며, 그 곁에 있어준 사람들

작은 만남이 큰 꿈이 되다

by 최국만


이 시리즈를 마치며

끝으로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명이 넘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2023년 기준으로 1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숫자는

신문의 작은 기사로는 등장하지만

사람들의 일상 대화 속에서는

좀처럼 불리지 않는다.


그러나 장애인의 하루 속에는

이 숫자만큼의 이름과 얼굴이 있다.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는

2007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로 처음 시작되었다.

이후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제도는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제도가 생긴 지도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장애인의 삶은

눈에 띄지 않게 달라졌다.


혼자 집에 남겨져

하루를 버텨야 했던 시간에

말을 건네주는 사람이 생겼고,

식사를 챙기고,

옷을 빨아주고,

병원에 함께 가는 사람이 생겼다.


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삶이 멈추지 않도록

옆에서 속도를 맞춰주는 사람이다.


탈시설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주거, 예산, 정책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탈시설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구체적인 존재는

바로 이 사람들이다.


활동지원사가 없다면

집은 곧 고립이 되고,

자립은 방치가 된다.


이들은

시설의 대안이 아니라

시설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지 않도록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지원사들은

늘 제도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일한다.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감정노동과 책임의 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내일도

누군가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하루를 함께 시작한다.


이 시리즈에서

나는 기종이를 이야기했고,

그의 어머니를 이야기했고,

시설과 탈시설을 이야기했고,

가족과 사회의 책임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의

현실적인 접점에는

항상 활동지원사가 있었다.


기종이가 아직 집에 있을 수 있는 이유,

어머니의 손이 잠시 쉬어도 되는 이유,

부모 이후의 삶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는 이유.


그 바닥에는

이들의 노동이 있다.


복지는

제도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을 통해 작동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대부분 너무 조용하다.


이 시리즈를 마치며

나는 분명히 말하고 싶다.


장애인복지를 이야기할 때

활동지원사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탈시설을 말한다면

그 탈시설을 실제로 가능하게 하는

노동과 삶을 함께 존중해야 한다고.


진정한 복지는

가장 약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곁에 서 있는 사람들까지

함께 지켜내는 일이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장애인활동지원사를

처음으로 ‘제도’가 아니라

‘사람’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이들이 더 이상

조용히만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감사 대신

정당한 존중을 받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그때 우리는

조금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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