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밀거래 현장 급습

천연기념물 수달의 마지막 모습

by 최국만

3부

“최 PD님,

15일 밤 8시에 마성면 중국집 앞에서

수달을 거래하기로 했답니다.”


제보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때 덮치면

현장에서 다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잠시 침묵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다.


그리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이 사건은 단순한 밀렵이 아니었다.

천연기념물 밀거래였다.




밤 8시


마성면의 밤은 깊었다.


가로등도 거의 없었다.

중국집 앞 도로는 적막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차량 불빛이 보였다.


1톤 포터였다.


차는 천천히

도로를 따라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농촌에서 오래 운행한 차였다.

타이어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차가 멈추자

한국야생동물협회 밀렵단속반이 먼저 뛰어들었다.


“지금이다!”


나는 순간 소리쳤다.


“아니, 지금 덮치면 안 됩니다!”


구매자가 오기 전에

현장을 덮쳐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취재팀도

카메라를 들고 따라붙었다.




대치


나는 밀렵꾼에게 물었다.


“아저씨, 수달 어디 있습니까.”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수달이요?

나는 그런 거 몰라요.”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입니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입니다.

포획, 운반, 판매 모두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KBS 최국만 PD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마지막 말을 던졌다.


“집 앞 강에

정치망 설치해서 수달 잡았잖아요.”


그리고

차 뒤를 가리켰다.


“화물칸 확인하겠습니다.”


밀렵꾼의 얼굴이 굳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미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포터 화물칸


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행동, 말 한마디,

주변 소음까지 모두 녹취해라.”


그리고 VJ에게 말했다.


“야, 차에 올라가.

확인해 봐.”


잠시 후

차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포대 하나 있습니다.”


“이리 줘봐.”


나는 포대를 받아

천천히 풀었다.


그리고

포대를 뒤집었다.



수달


그 순간

모두가 말을 잃었다.


포대 안에는

수달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이미

몸이 굳어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다.


길이는

약 70~80센티미터.


나는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3년생 정도 됐네.”


카메라는

그 장면을 조용히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취재팀에게 말했다.


“야, 장비 챙겨라.”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


“이제 밀렵꾼 집으로 간다.”


수달이 잡힌

그 강과


밀렵이 시작된

그 집으로.


그 밤의 취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4부는 3월17일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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