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크라쿠프
크라쿠프에서 머무는 사흘동안 갔던 카페.
구시가 뒷골목에 있는 카페. 좋아서 두 번이나 갔다. 시간이 허락했다면 주저 없이 또 방문했을 것이다. 상아색과 분홍색이 감도는 외벽은 14세기의 상태 그대로라고 한다. 이곳 저곳에 난 균열에서 오랜 역사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몇 백년의 시간을 거슬러 중세시대 카페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낮은 천장 아래 다홍색 내부는 창으로 드물게 들어오는 햇빛에, 또는 타고 있는 촛불에 의지해 조심스레 얼굴을 비춘다. 곧 쓰러질듯한 철제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걸을 때마다 마룻바닥은 삐걱거린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들부터 사진과 일러스트 액자가 무심히 걸려있는데, 이 모든 것의 조합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예술가들의 비밀스런 아지트 같기도 하고, 온갖 미신과 주술이 모인 마녀의 은신처 같기도 하다. B급 컬트 영화를 촬영할 만 하다.
커피나 티 종류가 다양하고 술도 가능하다. 간단한 베이커리부터 브런치, 든든한 한끼 식사까지, 메뉴 구성이 좋고 맛있어 인기가 많다. 평일 오후나 주말에는 대기를 해야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몰린다. 하지만 한번 왔다면 또 오고 싶어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좋아하는 사람과 이 곳의 가장 로맨틱한 자리에 앉아보고 싶다. 카페에는 창턱이 높은 커다란 창이 있다. 2인 테이블이 창가 너비에딱 맞추어 놓여 있다. 그 곳에 앉으면 다른 테이블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마치 둘만 존재하는 듯 달콤한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테이블을 흘깃흘깃 쳐다보는 시선을 눈치챈 직원은 내게, 저 자리에서 프로포즈를 해서 실패한 커플은 오픈 이래로 없다고 말해주었다. 크라쿠프가는 커플은 참고하시길!
주소: ul. sw. Tomasza 17, Old-Town, 31-022
매일 9-12
크라쿠프 구시가 변두리에 있는 Art Gallery ofContemporary Art Bunker (BunkierSztuki Gallery)의 카페. 구시가 광장에 있는 노상 카페와는 달리 고요하고 평화롭게 야외 테이블을 즐길 수 있다. 카페 옆에 조성된 소박한 정원이 한적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하얀 크로셰 테이블보와 한송이의 꽃이 참 예뻤다. M의 집에서 첫날 밤을 끔찍한 추위에 시달리고 (히터의 출력을 올리고 내가 가진 여벌의 옷을 모두 껴입고 M이 준 담요 세 장을 모조리 덮어도 밤새 오들오들 떨었다) 이곳에서 먹은 브런치는 참 따뜻했다.
주소: pl. Szczepański 3a, 31-000 Kraków, 폴란드
매일 9-01
bunkiercafe.pl
폴란드 중앙역 인근의 카페. 크라쿠프에서 당시 가장 핫한 카페라고 소개받았다. 커피는 유명세만큼 고소했고 끼니를 태울 수 있는 사이드메뉴도 기대 이상이었다. 테이크 아웃 손님이 끊이질 않지만 줄을 서서 테이블을 기다리는 손님들도 꽤 된다. 이곳은 와이파이가 1시간으로 제한된다. 워낙 붐벼서 제한된 1시간의 인터넷을 전부 사용하고 가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주소: Rakowicka 17,31-511 Kraków
주간 7-9 / 주말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