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살고 있는 sigewo입니다."
이런 인사부터 시작하는 일본어 팟캐스트 《한국에서 살다 보니 이렇게 됐다》를 운영한 지 벌써 2년 9개월이 됐다. 방송은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에피소드는 110번 넘었고, 청취자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본어 공부 중이라는 한국분들도 많이 듣고 계시는 것 같고 이 팟캐스트를 통해서 알게 된 분들이 많이 있어서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다.
원래 나는 사람들에게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는 게 직업이었다. 하지만 2017년 4월, 3개월 동안 "농가체험 취재"를 하려고 한국에 왔더니 인천국제공항에서 운명의 남자를 만나서 그 해 12월에 결혼하게 됐다. 이렇게 쓰면 공항에서 처음에 만났을 때 서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 마치 한국 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는데 사실은 첫눈에 반한 것은 남편뿐이었고 나는 밭에서 일하려고 왔었기 때문에 눈앞에 나타난 남자랑 연애는커녕 결혼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인생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결혼하고 나서 나는 밭에서 채소를 키우는 대신 배 속에서 아이를 키우게 됐고, 30대 중반에 한국에서 출산했다. 날마다 남편의 일을 도우며 아이를 열심히 키우던 중, 돌잔치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 집에도 수많은 시련이 찾아왔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3년쯤 지난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일본어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아이가 잠이 든 밤, 혼자 스마트폰 앞에 앉아서 조금 긴장한 채로. 이제까지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나처럼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면 힘이 난다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듯이.
2026년 1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해 온 이 팟캐스트는 일본어 에피소드 119회, 한국어 에피소드 3회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는 앞으로 그 팟캐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씩 쓰고 일본어로는 표현 못했던 새로운 에피소드도 쓸 예정이다.
그리고 일본어와 한국어로 쓴 시도 올릴 생각이다. 내가 찍은 사진이나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내가 20대 때, 어쩌보면 인생의 바닥이었던 시기에 쓴 시가 많이 남아 있다. 작년 여름에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니 그건 마치 과거에서 온 편지처럼 느껴졌다. 간단히 편집해 일본어를 아는 한국 친구에게 보여 주었더니 그 친구는 목차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친구의 눈물을 보고 결심했다. 언젠가 이 시들을 번역해서 두 나라의 언어로 읽을 수 있는 시집을 만들자고. 그 첫걸음을 여기서 시작하고 싶다.
2010년 1월. 내가 처음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배웠던 말이 떠오른다.
시작이 반이다.
바다를 건너온 30대 일본 여자가 한국에서 8년을 살며 어떻게 변해 왔는지, 조금씩 이야기해 보려 한다.
※사실 1월 초에 이미 브런치 작가가 됐었는데 그걸 오늘 알아서 이제 첫 글을 올렸습니다.
일본어 팟캐스트 《한국에서 살다 보니 이렇게 됐다》 는 웹과 다양한 앱에서 청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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