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lkönig. 슈베르트. 공포
마왕은 죽었다. 무서운 사람은 죽었다. 파리대왕은 죽었다. 데몬은 죽었다. 디아블로는 죽었다. 퇴마사도 죽었다. 엑소시스트도 죽었다. 문 옆에서 나를 지켜보는 악마는 죽었다. 안소니 홉킨스는 죽었다. 모세는 죽었다. 아론도 죽었다. 마왕이여! 일어나라! 온 세상을 파괴하라! 조커처럼. 사람을 시험하고 유혹해라. 우리들의 왕이 오신다! 수평선 저 너머에서 뿔 달린 왕이 오신다! 죽지 않는다면 모든 건 끝이다!
무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트윈 픽스 Twin Peaks》의 무서움. 신기한 TV 《서프라이즈》를 매주 봤었는데.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의 무서움이란. 서대문 형무소에 다녀온 느낌이란. 고속도로 고가 길 언덕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란 - 나는 군 생활 중에 실제로 이러한 사고를 겪었다. 미군 군종병이었던 마텔스키는 아주 어리석게도 지프를 급출발한 것이다. 뒤에 실려 있었던 나는 꼬구라졌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마텔스키! 이런 개새끼! 유 피스 오브 쉿! - 곤지암 정신병원은 아직도 설치되어 있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주온》의 무서움이란 너무 느끼했다. 정말 무서웠던 것은 미래이다. 《곡성》이 주는 느낌이란 아름다운 것이었다.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적인 것이다. 〈게르니카〉를 보면서 나는 두려움에 빠졌다. 루마니아의 드라큘라는 아직도 살아있다. 폴더가이스트는 아직도 살아있다. 마왕의 뿔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유로 귀신은 길가에서 나를 붙잡는다. 디아블로는 개구리 안에 숨어 있다. 음악은 극과 극으로 우리를 내몬다. 거기서 죽음의 끝을 한 번 맛보라고. Still. 한니발 렉터 박사는 FBI 에이전트의 뇌를 파먹는다. 중국에서는 원숭이의 뇌를 파먹는다고 한다. 공포에 빠져버렸다. 타이탄들 Titans의 왕, 크라켄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우리는 살려달라고 외친다.
“아버지! 아버지!”
그러나 크라켄은 용서하지 않는다. 검은 숲 중간에 우리는 묻혀버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작은 것이 갑자기 커질 때이다. 혹은 살아보지 못한 남극이나 북극에서 살아갈 때이다. 한 번 상상해보아라. 그것은 초록색의 두려움이다. 과테말라의 ‘La Llorona'는 아직도 숨 쉬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영화는 우주영화이다. 낯선 곳을 찾아서 나아갈 때 가장 기이한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프레이저의 신화를 읽을 때 가장 두렵다. 악마는 광명한 천사로 돌변한다. 바이올린의 현들이 찢겨 나갈 때의 공포. 우리에게 진정으로 무서운 공포는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이다. 『어셔 가의 몰락』을 보면서. 음침한 정신쇠약은 저택도 떨게 만든다. 미셸 푸코가 왜 동성애자가 되었는지 알겠다. 슈베르트의 마왕은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