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거절하는 연습, 내 삶의 경계를 긋는 법

찡찡이 변호사의 착한 사람 탈출기

by 선혜

나는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도와달라는 말에 “네”라고 먼저 대답하고,
불편한 상황에도 “괜찮아요”라고 웃는다.
싫은 말도 “그럴 수도 있죠”라고 넘긴다.

그러면서
마음속에서는 울고 있다.

나중에 혼자 남아
“왜 그랬을까, 그땐 그냥 싫다고 말할 걸…”
백 번도 넘게 곱씹는다.
근데 다음엔 또 웃는다.
그리고 또 후회한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건 착한 게 아니라,
무서운 거구나.

미움받을까 봐

싸우게 될까 봐

나를 싫어할까 봐

혼자 남을까 봐


나는 거절 대신
나를 갉아먹는 선택을 반복하고 있었다.

니체가 말한 가치 전도는,
결국 내가 나를 긍정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기준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거절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은 제 시간이 필요해요.”

“이건 제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불편했어요.”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이 말들이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말끝이 떨렸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번 거절하고 나면
내 마음엔 평화가 왔다.
‘그래, 이건 내가 지켜낸 경계였어’라는 감각.
그게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말한다.
“선을 지켜야 한다”고.
근데 아무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는 안 가르쳐준다.

그래서 나는 찡찡거리며
거절을 연습하고,
말을 쓰고,
내 감정의 울타리를 직접 세운다.

거절은 미움이 아니다.
거절은 내가 나를 지키는 말이다.
그리고 그건,
법보다 중요한 연습이다.

오늘도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받기보다
존중받고 싶은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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