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방향성으로 브랜드를 이끌어 갈지 정한 뒤,
나를 가장 오래 붙잡은 고민은 브랜드의 이름이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떠올려 보았다.
구찌, 샤넬, 프라다, 아르마니, 베르사체.
모두 창업자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자동차 브랜드 역시 포드, 도요타, 혼다, 페라리, 포르쉐.
이름 자체가 곧 브랜드였다.
반대로 기능이나 서비스의 특징을 드러낸 이름도 있었다.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트립어드바이저.
이름만 들어도 무엇을 하는 서비스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한국 브랜드들도 개성이 뚜렷하다.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당신 근처 마켓),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
각자의 색깔을 담아 이름만으로도 스토리를 전한다.
원점으로 돌아가다
네이밍을 함에 있어 조건이 있다면,
검색엔진에서 다른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 유일무이한 이름이어야 했다.
수백 개의 후보를 만들었다.
멋진 이름, 세련된 이름, 예쁜 이름...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딱 원하는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여행을 하는 이들이
여행지에서 본 것,
여행지에서 원한 것,
여행지에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브랜드 안에 여행자의 꿈을 담고 싶었다.
여행을 결심한 순간부터의 설렘,
여행지에서 느낀 행복,
돌아와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
그 모든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이름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유토피아(Utopia)를 꿈꾼다.
현실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순간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한다.
때로는 인생을 바꿀 만한 여행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바라는 건,
‘아주, 정말, 매우(VERY)’ 간절히 원하는 유토피아가 아닐까?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유토피아'
VERY + UTOPIA
= VERYPIA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찾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VERY의 V는 지도 앱에서 '현재 나의 위치'를 보여주는
'핀포인트'를 의미하는 형상과 비슷하다.
Utopia의 마지막 글자 A를 형상화하면
비행기 모양이 된다.
그래서 로고에 이런 형상화된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로고는 복잡해졌다.
심플한 로고가 필요했다.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들이 로고보다는
워딩을 그대로 로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 글자인 V와 A를 같은 모양으로 해서
심플하게 만들기로 했다.
(글로 쓰니 간단해 보이지만 몇 날 며칠을 고민한 거랍니다 ㅠㅠ)
그리고 “휴가야, 떠나자!”라는 의미로
여행을 향한 설렘을 표현한
It’s leisure time.
을 슬로건으로 잡았다.
(나름 최선을 다해 만들었....)
브랜드 컬러를 정하고 싶었다.
컬러 또한 브랜드의 이름과 같은
의미를 담고 싶었다.
여행은 늘 두 가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여행 가기 전과 여행기간.
여행 가기 전
여행 계획을 잡는 순간부터,
여행 날을 기다리는 그 설렘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 마음은 정말 깊은 바다와 같다.
여행 기간
비행기를 타고 그 안에서 보는 하늘의 모습은 경이롭다.
"날씨가 다했네"
라고 할 만큼 날씨는 그 여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여행하는 기간 동안 맑고 푸른 하늘은 행복 그 자체다.
- 깊은 바다처럼, 여행을 향한 설렘과 진심을 담은, 네이비(Deep Blue)
- 여행하는 동안 늘 맑은 하늘이길 바라는 마음, 스카이블루(Sky Blue)
이 두 컬러를 브랜드 컬러에 담고 싶었다.
이 브랜드가 모든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에 닿기를,
그리고 각자의 유토피아를 찾는 여정에 작은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전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