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무시하는 중국 업체 직원의 태도와 밝혀진 진실

by 베리피아 다이어리

첫 번째 샘플이 나오기 전에,
업체에 생산 제품단가를 다시 문의했다.

모든 비즈니스의 고비는 늘 ‘돈’이었고,

스타트업에서 단가는 민감한 변수였다.

그런데 그 무렵부터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다.

나와 연락을 하던 중국 협력업체 담당자는

해외영업 담당자였는데 언제나 10분 내로 답장을 주던 담당자가

몇 시간 뒤에 짧은 답 한 줄만 보냈다.

바쁜가? 싶었지만 계속 지속되었다.


말투는 딱딱했고, 반응은 냉담했다.
몇 시간씩 답이 오지 않을 때는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폭풍 전야라는 건 몰랐다.

단가를 문의하자 그는 뜸을 들였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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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마침내 돌아온 한 문장.


단가가 기존에 말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올랐어요.


얼마나 올랐는지 묻자


30% 정도?
박스 비용이나 부자재 업체에서 확정 단가가 오면요.
이것 보다 더 오를 거예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예상치 못한 숫자였다.

최대 20% 정도는 오를 거라고 예상하고 있던 터였다.
소비자 가격 또한 거기에 맞춰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30%는 아니었다.

30%면 우리가 만들어온 모든 계산이 무너지는 숫자였다.

최소 오더량도 이미 우리가 생각한 수량의 두 배였는데

단가까지 이렇게 오르면 감당이 되지 않았다.


최종 단가 명세표를 요청했다.
그마저도 쉽게 오지 않았다.
몇 번의 재촉 끝에야 겨우 받아볼 수 있었다.


명세표를 받아 든 순간,
나는 조목조목 체크했다.

이건 왜 오르는지,
이 공정비는 왜 더 붙었는지,
단가 대비 저 마진은 무엇인지

메신저로 질문을 던졌지만
답은 늘 늦었고, 늘 짧았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 나에게 준

대략적인 생산단가 명세와 아무리 대조해 봐도

이런 높은 가격이 나올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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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 메시지로 따지고 들었고

계속 변명만 해댔다.


나는 협력업체에 화를 내 본 적이 없었는데

이건 너무나 명백히 그의 잘못이었다.


이건 명백한 당신의 잘못입니다.
그때 줬던 내용과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무리 올라도 이렇게 까지 오를 수는 없어요.
처음부터 단가 계산이 잘못된 거였어요.


라고 화를 내며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니

그도 자신의 잘못이라며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변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버렸다.


이 업체를 택한 이유는
기존 우리가 보아왔던 퀄리티에
타업체 대비 합리적인 개발 비용과 단가였는데,
이 단가라면 그 장점이 모두 사라졌다.


다른 업체들과의 차이가 없어지는 순간,
굳이 이 업체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수천만 원의 몰드비의 절반의 선금을

이미 냈고 몰드 또한 개발되어 있었다.

지금 와서 업체를 바꿀 수도 없었다.


중국 가기 전부터 단가로, 해당 직원의 태도로

정말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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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로고가 있는 제품 개발 프로젝트인데

첫 번째 프로젝트부터 이런 식으로 흘러가다니...

단가가 이렇게 비싸면, 감당할 수 없는 생산비에

너무 비싼 소비자 가격으로

이 프로젝트 자체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내일 중국에 도착하면 나를 픽업하러 오는 사람이 있냐고 물으니

그는 픽업하러 온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밤 10시에 그는 뜻밖의 메시지를 나에게 보냈다.


내일 제가 없어서요.
대표님이 데리러 나오실 거예요.


없다고? 회사에 중대한 출장이 생겼나?
아니면 가족 중 누가 아픈가?

2주 전부터 잡아놓은 일정인데

지금까지 모든 업무를 그와 소통했는데,
전날 밤 10시에 연락 와서는 내일 본인이 없다고?


단가는 말도 안 되게 오르고,
답장은 늦고, 태도는 딱딱해지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이제는 클라이언트가 오는데 사무실에 없다고 하다니

이건 명백히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였다.


이 프로젝트가 깨질 수 있게 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퇴할 수는 없었다.

가서 어떻게든 협상을 해내야 했다.


예정대로 비행기에 올랐다.

중국 공항에 내리자 업체 대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따뜻하게 맞아주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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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향하는 차 안에서
담당자 이야기를 슬쩍 꺼냈다.


담당 직원 혹시 무슨 일 있나요?
오늘 휴가? 아니면 출장?



혹시 그 직원한테 얘기 못 들으셨어요?

저한텐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냥 본인이 오늘 없을 거라고만 했어요.


그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나는 속으로 담당자한테 심각한 문제가 생겼나? 싶었다.


그 직원, 어제부로 그만뒀어요.


그 순간,

지난 몇 주간의 모든 이상한 낌새들이
순식간에 하나의 퍼즐로 맞춰졌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는 희망의 불씨가 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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