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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의 평택, '최강 팀' 입증하다

2025 여자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 - 삼척 VS 평택

by 이연

[1라운드 2경기 - H2DREAM 삼척 VS 평택 브레인시티산단]

경기결과.PNG 출처 : 여자바둑리그 홈페이지 https://w.baduk.or.kr/

평택 브레인시티산단 2:1 승리!


무적의 김은지를 보유한 삼척과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멤버를 전원 보유한 평택. 두 팀 모두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팀이다. 나 역시 삼척(8.5점,상)과 평택(9점,최상) 두 팀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했었다. 그런 두 팀이 용병까지 꺼내며 최강의 전력으로 맞붙었다. 보기만 해도 흥미로운 대결들이 펼쳐질 것이 분명했다.


첫 승리는 삼척 팀에서 나왔다. 2국에서 믿고 쓰는 '1승 카드'인 김은지가 평택의 '특급 용병' 우이밍을 부드러운 운영으로 짓누르며 기세를 올렸다. 중앙에서 크게 당한 우이밍이 이곳저곳에서 변화를 구해보려고 했으나 김은지의 역공에 차이가 계속 벌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우이밍은 끝까지 버텨봤지만 덤 정도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1승을 거둔 이상 장고판에 출전한 권효진만 승리하면 삼척의 2:0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 하지만 지난 시즌 주장급 활약(12승2패)을 펼친 김주아는 권효진에게 다소 버거운 상대였다. 김주아는 복잡한 패싸움을 통해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며 1:1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1:1이 되며 마지막 판인 평택 주장 스미레와 삼척의 용병 리허의 대결에 팀의 승패가 걸리게 되었다. 강자들의 대결 답게 두 선수는 초반-중반 초입까지 만만찮게 대치를 이어갔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한순간의 욕심이었다. 좌하 쪽에서 스미레가 던진 미끼를 리허가 덥석 물면서 중앙을 크게 제압당했고, 갑자기 백을 쥔 스미레에게 형세가 확 기울게 되었다. 이후 불리해진 리허가 판을 흔들 곳을 찾아봤지만 이미 판이 다 정리된 상황이라 변수 없이 스미레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리허까지 출전해 전력을 다한 삼척을 꺾어내면서 평택은 독보적인 최강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다른 팀들 중에 삼척만큼 위협이 되는 팀은 없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인 대국]


3국 속기 : (흑)리허 (백)스미레

리허와 스미레 모두 두텁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리허는 실리와 두터움의 균형 쪽에, 스미레는 두터움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실제 대국할 때는 그 차이가 드러난다.

3국 장면도1.PNG <장면도1>

<장면도1> 흑이 1로 모양을 잡으려 한 상황. 백 입장에서는 알기 쉽게 A에 받아줘도 충분하지만 스미레는 백2로 응수를 묻는다. 리허가 고심에 빠졌다.

3국 장면도1-참고도1.PNG <참고도>

<참고도> 흑1로 받아주는 것이 무난하다. 하지만 백이 2로 막은 다음 3으로 중앙을 받을 때 4로 두어 A와 6을 맞보기로 할 수 있다. 6까지 진행되면 부분적으로는 백이 잘 된 모양이지만 흑도 중앙 3자리를 차지한 걸 생각해 보면 큰 손해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두는 것이 쌍방 최선이었다. (AI추산 5대5)


3국 장면도1-진행.PNG <실전진행1>

<실전진행1> 흑이 3,5로 두어간 것이 미끼를 문 수. 백은 이쪽을 더 건드리지 않고 6으로 중앙을 끊어 모양을 넓힌다. 이렇게 되어서는 백이 우세를 잡게 되었다.


3국 장면도1-진행1.PNG <실전진행2>

<실전진행2> 흑이 7로 중앙을 나왔지만 미리 붙여둔 효과로 인해 백8,10의 깔끔한 연결이 성립한다. 12까지 백 모양이 커져서는 백의 완연한 우세.


3국 장면도2.PNG <장면도2>

<장면도2> 방금 전의 모양에서 몇 수 더 진행된 상황이다. 흑1이 마지막 패착. 백이 2,4로 연결하는 수가 얼핏 공배처럼 보이지만 아주 두텁고 큰 자리였다.

3국 장면도2-진행.PNG <실전진행>

<실전진행> 흑은 7로 모양을 지켜야 한다. 이때 8,10을 교환한 다음 백12도 날카로운 수. 흑이 '가'에 막으면 '나'자리에 붙여서 흑 모양이 뚫린다. 흑이 13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을 때 14,16으로 공격한 것이 결정타. 슬슬 공격하며 약간의 이득만 얻어도 백의 여유 있는 승리이다.


3국 장면도2-참고도1.PNG <참고도1>

<참고도1> 흑1자리에 두는 것이 필수였다. 백이 2~6으로 수를 내는 것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무시하고 7로 우하귀 백을 추궁한다. 어차피 백이 유리하지만 (AI추산 백 승률 75%, 3집 정도 차이) 아직 변수가 많은 만큼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었다.


3국 장면도2-참고도2.PNG <참고도2>

<참고도2> 백이 8,10으로 살 때 흑은 11로 두어 이쪽의 약점을 방비한다. 백이 12로 대마를 보강하면 13으로 파고들어 집을 깬다. 백도 A의 곳 패가 남아있기 때문에 꽤나 머리 아팠을 것이다.


<총평> 스미레가 좌하귀 응수타진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어냈고, 그 우세를 잘 지켜낸 판이었다. 리허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이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안정적인 수를 고집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192수 끝, 백 불계승


[하이라이트]


1국 장고 : (흑)권효진 (백)김주아


1국 장면도.PNG <장면도>

<장면도> 우변에서 백이 1로 끊어갔을 때 무심코 받은 흑2가 패착. 백이 3,5로 패를 건 다음 7에 팻감을 쓰니 대책이 없다. 결국 우변 패를 백이 승리하며 덤 없이도 백이 이길 정도로 크게 차이가 벌어져버렸다.


1국 장면도-참고도.PNG <참고도>

<참고도> 백이 1로 끊어왔을 때 흑은 2로 받아서 패를 하는 것이 좋았다. 패의 부담이 크게 줄기 때문에 좌변에 4쪽으로 들어가는 것도 팻감이 된다. 6으로 패를 따내면 백도 다음 수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줄평> 교훈 : 주식 들어갈 때와 패 들어갈 때는 반드시 리스크를 잘 따져보자


202수 끝, 백 불계승


2국 속기 : (흑)우이밍 (백)김은지


2국 장면도.PNG <장면도>

<장면도> 초반에는 우하 실리를 크게 챙긴 흑이 다소 유리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그것이 조급함을 불렀을까. 집 차이를 더 벌리기 위해 흑1로 상변을 지킨 것이 과수. 백이 2,4로 압박해오자 흑 대마가 위태로워졌다.

2국 장면도-실전진행.PNG <실전진행>

<실전진행> 흑7로 붙인 수가 패착. 백이 8,10으로 끼워잇고 12로 끊어잡자 중앙 백이 너무 두터워졌다. 심지어 A자리 차단하는 수도 생기면서 반 수 가까이 백이 득을 봤다. 우이밍이 이후에 끈질기게 버텼으나 김은지의 철통방어에 막혔다.

2국 장면도-실전진행-참고도.PNG <참고도>

<참고도> 흑1자리가 급소였다. 백이 2,4로 연결해야 할 때 흑은 5로 달려갈 수 있다. 백은 6으로 귀를 지켜야 하는데 이때 흑은 7을 교환해두고 9로 빠져나간다. 이랬으면 아직 흑도 충분했다.

2국 히.장면도-참고도.PNG <참고도2>

<참고도2> 애초에 흑은 상변을 지킨 걸로 1자리에 두어 대마를 보강해 두는 것이 좋았다. 2,4로 흑 모양을 공략하는 수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5로 단수치고 7로 뻗어 처리하면 큰 타격이 없다. 흑9까지 받아주고 나면 백은 A의 뒷맛도 신경 써야 한다. 이랬다면 흑이 초반의 우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한줄평> 역시 인생은 한방이다


269수 끝, 백5집반승


출처 : 한게임바둑 뉴스

다음 경기는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VS 포항 포스코퓨처엠]의 대결이다.

나는 철원의 3:0 승리를 예상했지만, 앞서 두 번의 예측이 모두 빗나갔던 만큼(사실 맞출 확률이 더 낮긴 하다) 이번에는 어떤 반전이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바둑TV 유튜브.PNG

<2025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한 주에 한 라운드씩, 총 4경기를 진행한다. (하루 1경기)

매주 목-금-토-일 7시반에 바둑TV에서 중계하며, 바둑TV 유튜브에 들어가면 PC나 모바일로도 라이브 중계를 볼 수 있다.


1국과 2국은 저녁 7시반에 시작하며, 마지막 3국은 저녁 9시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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