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책, 그리고 평화로웠던 고요한 오후

오늘의 한장면

by 이소

2025.04.13(일) 좋아하는 북카페에서 너와 함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공간.


잔잔한 음악소리와 살짝씩 들어오는 햇살,

모두가 집중하는 분위기, 그렇지만 여유로우면서

편안한 공간들이 갈 때마다 매번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이 날 기껏 핀 벚꽃을 다 떨어뜨릴 작정인지

비와 함께 엄청난 바람이 불었는데, 그렇게

정신없던 밖과 달리 이 안에는 그 어떤 것들도

방해하지 못한다는 듯 고요하다.


올때마다 너는 아메리카노, 나는 달달한 밀크티.


같이 주는 오믈렛 빵도 책 읽으면서 당 떨어질 때 먹으면 좋다. 정말 책 읽다 보면 앉아서 눈으로 읽기만 하는 건대도 금세 배고파진다.




천천히 꽂혀져 있는 책들을 구경해본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있지만, 그날의 기분과 분위기와

맞는 끌리는 책을 골라 읽어보는 재미가 난 좋다.



이렇게 평화로운 공간에선 나는 괜히 더 에세이나

소설 쪽으로 눈길이 간다. 이 날 골랐던 책은

[숨결이 바람 될 때] 라는 서른 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책으로 골랐다.


처음 들어본 책이었는데,

난 이 책에 어디에 꽂혀서 집었을까.



‘숨결이 바람 될 때’ 라는 책 제목도 좋았고,

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것도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라니 호기심이 일어서 집어봤던 책이다.


창 너머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그렇게 첫 페이지를 넘겨본다.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까지의 그의 일생을 담은 책이었다. 어디선가 봤다. 암은 유전이 거의 10-20% 이고, 나머지는 거의 랜덤이라고.


나는 유전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유 없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놀랐었다.


이 책에서 젊은 의사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으며

결국은 죽음을 직면하게 되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사로서의 소명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는 부분과 죽을 날을 모르기에 아무것도 계획할 수 없음에도 나아가려고 하는 모습까지 굉장히 뭉클하고 마음 아팠던 책이다.


이 책이 소설이었으면 끝끝내 암을 이겨내고 잘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슬프게도 이 책은 그가 실제로

죽기 직전까지 써 내려간 기록들이다.



5시간을 내리 읽으며 다 덮었을 때,

나와 전혀 관계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의료계 쪽이

관계가 없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삶과 죽음을 경험한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러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우리는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갑작스럽게 암이

발생되고 치료했지만 또 심각하게 재발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그를 보면서


죽음이 다가올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도 떠올리면 힘들어 피하려고

하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죽음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 지 모르고,

그러한 죽음을 나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하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내가 책을 끝까지 읽을 동안, 너도 코딩 작업을 하고나사 나를 따라 책을 읽어보려는 마음도 좋았다.


너가 고른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라는 소설.

고전 소설로 많이 들어는 봤지만, 아직 읽어본 적 없는 책이었다.


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계속 읽는

너의 모습에 따뜻한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너로 인해서 운동에 더 열정을 가지게 되었고,

너는 나로 인해서 책이나 글에 조금씩이라도 흥미를

가지게 된 우리가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책을 덮고 배고픈 배를 잡으며 나왔다.


자신에게 있어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

힘들고 지칠 때 활력을 주는 활동이나 음식

그리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 좋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이 북카페가 그렇다.


원하는 책을 골라서 지긋이 글자들을 눈으로 읽어가며,

달달한 밀크티를 먹는 이 시간과 순간이 너무나

평화로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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