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장면
2025.04.03 (목)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리며
내 생애 처음 맞닿은 죽음을 남겨본다.
2025.04.02 외할아버지가 모두의 곁을 떠난 날.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직접적으로 느껴본 날.
지금까지의 누군가의 죽음은 슬프긴 했지만,
나에게 있어 살짝은 거리가 있었던 죽음이었다.
그러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처음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전날에 장례식장에 가서 수많은 조문객을 보고,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대면했을 때에도
죽음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 입관식에서 할아버지의 차가운 몸을 마주했을 때, 가족들이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할아버지를 계속해서 부르지만 미동이 없는 할아버지를 봤을 때, 당연히 같이 우리쪽에서 앉아있으실거 같은 할아버지가 반대쪽에 있을 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공포와 이질감, 냉정함을 느꼈다.
두번 다신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고,
할아버지의 웃으시는 얼굴을 보지 못하고, 따뜻했던 손길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이 이제야 실감이 나면서 운다는 인식 없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흐르는 눈물을 계속해서 닦아내지만,
계속해서 쏟아지는 눈물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은
다시는 그 사람이 곁에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몰랐다.
이렇게 할아버지를 보내드리면 다시는 할아버지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아, 엄마도 이모도 보내드릴 수 없다는듯 계속해서 대답없는 아버지를 불러본다.
삼촌도 슬픔을 참고 참아도 터져나온 눈물을 닦으며
할아버지를 마음 깊이 보내드린다.
아직까지도 싸늘했던 할아버지의 몸, 마르고 말라 뼈 밖에 남지 않은 팔, 주무신 듯한 할아버지의 얼굴이 계속해서 눈앞에 떠오른다.
금방이라도 눈을 뜨고 웃으실 거 같은 할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는 관 속에 들어갔고,
한 사람이,
당연히 옆에 계셨던 한 사람이 지금은 저 작고 작은 관에 들어가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고 믿기가 싫었다.
막연한 슬픔만이 밀려들어올것이라 생각하지만
슬픔과 함께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그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다.
너무도 젊은 74세의 나이에 할아버지는 다신 볼 수 없는 곳으로 가셨다.
더 많이 잘해드릴걸, 더 많이 찾아뵐 걸 후회하며 붙잡는 모습 속에서 나도 부모님이나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참 많이 후회하고 아파할 것을 느꼈다.
짜증내지 말고, 여기저기 여행 다니고,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고, 새로운 것도 많이 경험시켜드릴걸.
나를 키우기 위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희생하시는
부모님. 지금 곁에 있고 해드릴 수 있을 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겟다고 다시한번 다짐을 해본다.
할아버지,
그 곳에선 아프지 않고 평안하시길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