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혼자 집에
아버지로 인해 좀처럼 집을 비울 기회를 가지지 못하시는 어머니, 친구들이 1박 2일의 여행 스케줄을 짜고 어머니에게 강권했나 보다. 망설이시는 것을 내가 등 떠밀었다. 문제 그 여행과 나의 스케줄이 겹치는 것을 파악 못한 것이다.... ㅠㅠ
솔직히 아버지를 내가 풀 케어 해드 릴 자신도 없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어머니가 떠난 저녁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도 집을 비워야 한다. 멍청한 나... 달력도 안 봤다. 저녁 식사 대신으로 제과점 단팥빵 두 개를 사놨다. 우유를 따라 드시는 정도는 하니까 그렇게 드리면 될 테고... 다음날 아침이 문제인데 아버지는 정해진 시간 아닐 때 밥 안 먹으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분이라 한참 고민했다. 이른 아침 서울에 가야 하는데....
어머니는 상을 차려 놓고 식후 드실 약도 옆에 두면 챙겨 드실 거란다.. 설거지는 개수대에 넣어두고 상도 치우지 않아도 된다 말하란다. 고민이네....
지방에서 대학 재직 중 혼자 계셨다. 밥을 하고 서울서 보낸 반찬을 챙겨 밥을 드시던 분이지만 이젠 못하신다. 하겠다고 덤빌까 오히려 걱정이 된다. 주간 보호소 생각이 나서 전에 한번 말씀드리니 어머니가 더 노여워하셔서 더 말 안 하기로 했는데... 차라리 친구라도 만난다 나가시면 걱정이 덜 하련만 공교롭게 그 며칠은 나갈 일 없으시단다. 집에 혼자 계신다니 걱정만 되고.. 그러나 어머니를 보낼 때 했던 생각대로 긴 병이다. 조마조마 불안해하면 우리가 먼저 무너진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는다. 한번 믿어보자. 나랑 어머니 없이 아버지가 어떻게 하시는지... 불만안내면 되는데 다행히 불낼 건 없다. 티브이 볼륨 조절을 못하시는 게 조금 문제인데 이웃에서 좀 봐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