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못하는 음식

배추 전과 기타 등등

by 아이린

언젠가도 이야기했듯 나는 아주 잘 먹는다. 음... 푸드 스캐빈져라면 좀 너무한 표현이고 내 밥그릇에 내 접시에 들어온 음식은 특별한 경우 외엔 다 먹어 치운다. 가리는 법이 없이 잘 먹는 나를 옛날 기준으론 복스럽게 먹는다 했겠지만 요즘 시선으론 음식 관련 이슈가 있다고 할 거다. 사실 요즘은 소화시키지 못하는 일이 많아 음식을 가리고 있다. 잘 먹던 음식도 그림의 떡인 날이 많다만...


내 젓가락이 절대 가지 않는 특별한 음식은 육류 그중에 닭요리다. 달걀은 먹는데, 닭은 못 먹는다.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다. 이유는 모르나 어릴 때부터 안 먹더란 그다음은 배추전이다. 고소하고 달콤한 음식의 대명사로 소개되는 이 음식은 우리 외가에선 배추 한 통을 다 부쳐 가족들이 그 자리에서 먹어치울 만큼 잇 푸드다.


. 배추 전은 경상북도가 고향인 이들은 아주 좋아한단다. 남도는 모르겠다. 그러나 경북이 고향인 이들 중 상당수에게 배추 전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미루어 경북 사람들만 먹나 보다. 우리 올케도 고향이 경상북도고 어머니 고향도 그래선지 과거 외가에나 가야 보던 배추전이 어머니 드린다는 명목으로 밥상에 곧잘 올라왔다. 어머니는 식사량이 많지도 않은 분이 배추 전은 한 접시 앉은자리에서 다 드신다. 그런데 어릴 적 한번 먹어보곤 입에 안 댄다. 알배추쌈도 잘 먹고 배춧국도 아주 좋아하지만 배추 전은 아니다. 정말.


동생은 곶감이라면 눈이 뒤집히는 애다. 아버지는 단감을 좋아하신다. 어머니는 홍시를 좋아하신다. 나? 나는 감에서 느껴지는 단맛이 기침약 같아 싫어한다. 안 먹는다. 복숭아는 아주 좋아했는데 10여 년 전부터 갑자기 알레르기가 생겨 먹지 못한다. 복숭아 냄새도 못 맡고 보기만 해도 가렵다. 늦게 알레르기가 생긴 이유를 모르나 물컹하고 즙이 흐르는 복숭아를 아주 좋아하던 나로서는 유감이다.



전 종류를 좋아하지 않지만, 배추 전은 특히 아니올시다래서 만들지 않는다. 만드는 법은 별로 복잡할 것 없어 보이지만 싫은 건 싫은 거다. 만드는 법은 아주 심플하다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후 물론 안 씻어도 된다. 깨끗하면 반죽물을 얇게 발라 앞뒤로 노릇노릇 부쳐낸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는 게 끝이다. 우리 외가 식구들은 젓가락으로 주욱 찢어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양념장은 집집마다 좀 다른듯한데 우리 외가는 간장에 마늘 고춧가루 섞어 먹는다. 언젠가 고추장에 케첩을 섞은 소스에 찍어 먹는 집도 본 적 있는데 아무튼 정말 아무튼이다. 서울 토박이인 아버지도 드시긴 하는 것 같다. 다니던 직장이 대구여서 거기서도 자꾸 접하니 먹을만하더라나 외가에 간지도 아주 오래되어 외가의 배추 전 둘러앉아 지져먹던 풍경도 옛날 일이 되었다. 이 고소한걸 왜 안 먹냐는 핀잔하는 이도 없다. 그런데 가끔 그 풍경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배추전이 먹고 싶은 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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