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넉넉했니
관리비 공공요금 그리고 부모님 용돈 내 교통비 병원비를 제치고 남은 돈을 보니 좀 막막하다. 지난달보다 나아질 것도 없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희망을 품었었다. 여전히 긴축재정이 필요한 상태다. 누군가는 저금을 먼저 한 나머지로 살아야 한다지만, 나는 생활비 마련이 우선이다. 병원비도 그렇고.. 아직까지 수술비용 마련도 다 안되었는데... 정말 돈에 관한 공부는 일찍부터 해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하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어린 시절과 달리 공부와 제대로 된 삶은 영 다른 이야기였다.
오늘 생일 축하할인쿠폰을 가지고 성탄축하 케이크를 하나 샀다. 돈 생각하면 과다지출 아냐 싶지만, 이 정도의 여유는 내게 주는 게 좀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성탄 다음다음날의 생일을 미리 자축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싶지만 사지 못했던 책도 샀다. 이제 돌아오는 2026년은 더 허리띠 조이고 정신 차리며 살아야 한다. 경제 상황은 우리 집도 나라안도 모두 그냥 그런 상황인데, 어디서도 희망을 보기 힘들다. 걱정 말라 큰소리치던 동생 놈은 조용해지고 불쌍한 올케는 몸이 아프고 그래도 끝은 반드시 올 거다. 내가 할 것은 빅터프랭클의 말처럼 그냥 매일매일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챙기며 일상을 유지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요 며칠 다시 찾아온 우울증으로 힘들었다. 방문 걸어 잠그고 필요한 순간 아니면 나가지 않았다. 부모님과 대화도 중단했다. 심상치 않은 내 상태를 느끼신 건지 어머니가 아버지 식사와 기타 여러 가지를 챙기시는 게 아닌가. 밥을 하고 내가 끓여놓은 국을 데우고 등등...
쌓여있는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분리수거장으로 나갔다. 하나씩 하나씩 분류해 버리고 다시 들어와 바구니를 씻고 우울이 조금 가라앉는다. 그냥 다시 음식을 만들고 냉장고를 정리했다. 일정표에 적힌 나의 과제를 하나씩 다시 하기 시작한 지 며칠 안되었다. 내 힘으로 해결 불가능한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냥 묵묵히 하는 거다.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