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다시 묶기

마음을 가다듬고

by 아이린

작년 연말 교회 청년들이 쿠키와 커피 그리고 문구류 등을 팔 때, 연간 성경 일독표를 파는 것을 보았다. 나는 보통 성경을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매일 읽지 않고 뭔가 감정이 생길 때 그냥 여러 장을 읽었다. 2026년만큼은 이 플래너대로 읽자고 결심 하긴 했다. 작심 3일이라고 문에 붙인 플래너는 나에게 외면당했다. 일가도 그렇다 규칙적으로 쓰겠노라 다짐한 한 줄 일기가 사흘이나 밀려버렸다. 남들은 플래너류를 통해 일정을 관리하고 자신의 목표를 추구한다는데 나는 뭔가 하는 자괴감도 좀 들었다.


늦었다 생각한 그 순간이 시작할 때라는 생각으로 내 정체성 확립을 위해 조그만 종이에 적어 봤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박사는 직 이 아닌 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어느 유튜브에서 한 적이 있다. 내가 어느 직장에 다녔느냐보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이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뭐 이런 것을 생각하라는 것 같았다.

일단 나는 읽고 쓰고 배우는 사람이다. 호기심이 강하다. 배우는 속도는 더디지만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럼 내가 읽고 쓰고 배우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 부분에서 좀 막혔지만 결론을 낼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그래서 준비 중인 공부도 그리고 매일 쓰고 읽는 일을 하는 것도 결국은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일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내 글이 아직은 형편없고 배운 내용을 아직 다 내재화하지 못했고 그래서 인풋도 부실하고 일상가운데 실수도 끊임없이 하지만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것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이 땅에 지금 이 자리에 놓였다는 것 그래서 내가 하나님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성경 말씀대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 영광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 그 정도를 다시 깨달았다고 하면 될까?


밀린 성경을 읽고 플래너에 가위표를 했다. 밀린 일기를 썼다. 정리가 안되어 쌓인 물건들도 다시 정리했다. 약이 잔뜩 든 바구니도 정리했다. 옷장 앞에 놓인 바구니에 마구잡이로 넣어놓은 생활용품도 비닐에 넣어 쓰기 쉽게 정리했다. 이런 정리가 뭐 대단하냐 누가 그럴지 모르나 어머니 말씀대로 질서의 하나님이 내 사는 공간에 대해 무어라 하실지 생각하니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오늘 밀린 성경을 읽는 중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는 아브라함의 비겁한 처사를 보고 , 이런 사람도 축복하신 하나님이 나에게도 기회를 주시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면 한심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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