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뭐임
최근 단식을 한 모 당대표 그가 손에 들고 들어간 성경이 한글판 킹 제임스성경이다. 그런데 그 성경이 말씀 보존 학회에서 번역한 것으로 그곳은 이단이란다. 통일교나 신천지 여호와 증인 등등은 신앙배경이 그래선지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는데 말씀 보존 학회는 처음 들었다. 어 이게 뭐야?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했다지.... 그래서 공부를 좀 했다.
이단으로 규정된 이유는 아래와 같단다.
1. 성경 번역본의 절대화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 이들은 1611년판 영국 킹제임스 성경(KJV)만이 유일하게 영감 받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언젠지 기억은 안 나는데, 대학에 들어간 직후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선물 받아 읽은 적은 있다. 지독하게 난해한 고어체 영어에 치를 떨었던 기억은 난다. 물론 다 읽지는 못하고 팽개 쳤다. 이 말씀 보존 학회는 한국 교회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개역성경'을 비롯해 NIV, NASB 등 현대 번역본들을 "사탄이 변개한 성경", "쓰레기"라고 극단적으로 비하하고 있다. 그 이유는 킹제임스 성경의 번역 과정 자체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번역본 자체가 원본과 동등한 권위를 갖는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정통 신학의 '축자영감설(원문에 대한 영감)'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킹제임스 성경 자체가 이미 번역본인데 그걸 한글로 번역을 한 것이 원본과 동일한 권위를 가진다? 무슨 소리야...
2. 이송오 씨 개인 번역본의 신격화
말씀보존학회는 이송오 씨가 번역한 '한글 킹제임스 성경'만이 한국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이 성경을 쓰지 않는 모든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소유하지 못한 셈이 되는 것인데 학문적인 비평이나 번역상의 오류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번역본만이 무오 하다고 주장하는 폐쇄성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3. 기존 교회 및 정통 신학 부정
이들은 자신들의 교리에 동의하지 않는 기성 교회를 강하게 공격한다. 뭐 그건 다른 이단들도 마찬가지니 새로울 것 없다. 그러나 기성 교회를 "배도한 교회", "사탄의 회당"으로 매도하며, 오직 킹제임스 성경을 믿고 따르는 무리만이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는 배타적인 구원관과, 교인들에게 기존 출석 교회에서 나올 것을 종용하거나, 목회자들의 권위를 부정하게 만들어 지역 교회 내 갈등을 유발하는 부분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말씀보존학회는 "성경의 권위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특정 번역본(KJV)과 특정 번역자(이송오)의 해석을 절대화하여 기성 교회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에 이단으로 분류된 것이다.
신천지나 통일교 같은 단체들은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키거나 '살아있는 교주'를 내세워 포교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말씀보존학회는 '학술적·교리적 외피'를 두르고 있어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기존 신자들이 잘못 발을 디딜 수 있을 것 같다. 보통의 이단들이 "우리 교주가 보혜사다"라고 주장하며 밖에서 사람을 끌어모은다면, 말씀보존학회는 주로 기존 교회 안에서 성경 공부에 열심인 분들을 타깃으로 삼는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더 위험하다. 지금 당신이 읽는 성경은 가짜(사탄이 변개한 것)다, 진짜 보존된 성경은 이것뿐이다"라는 논리를 펴는데, 성경을 사랑하는 기독교인일수록 "내가 읽는 성경이 틀렸다고?"라는 말에 흔들리기 쉽다. 그들은 대다수에게 낯선 헬라어나 히브리어 사본학 같은 전문적인 용어를 섞어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신학 훈련을 받지 않은 교인들인 경우, 이들의 주장이 매우 '학문적이고 영적'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또 신천지처럼 집단 거주를 하거나 대규모 시위를 하기보다는, 책자(월간지 등)나 성경 번역본을 보급하는 방식으로 침투한다. 말씀보존학회의 논리는 오히려 신앙심이 깊고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위험이 있다. "오직 성경"이라는 개혁주의적 가치를 극단적으로 비틀어 "오직 킹제임스 성경만"으로 치환해 버리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과 영감으로 써진 것이다. 특정 언어 판본에만 하나님의 영감이 있다는 논리는 기가 막힌다. 이런 문자주의에 천작하는 태도는 사람의 사고를 극단적 틀에 가두어 버리고 나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적이라는 논리하에 극단적 행동을 서슴지 않게 만든다.. 성경은 분명히 우리의 나라는 이땅이 아니고 우리는 나그네일 뿐이라고 했다. 남의 땅에 머무르는 존재인 우리 그리스도인은 규범을 준수하고 주변에 선한 영향을 끼쳐야 한다.
말씀보존학회는 에큐메니컬(Ecumenical, 교회 일치) 운동을 거의 '사탄의 회당' 수준으로 격렬하게 비난한다. 내가 몸담은 교회는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교회다. "본질적인 교리(삼위일체, 구원, 부활) 안에서 하나 되자"는 포용적인 가치관을 배운 입장에서 이들이 하는 말은 경악스럽다 그들은 아래와 같은 논리로 에큐메니컬 운동을 비판한다. 아니 비난한다
1. "섞이는 것은 변개되는 것" (분리주의) 이들은 근본주의 중에서도 아주 극단적인 성경적 분리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킹제임스 성경'이라는 유일한 정답을 가진 자신들과, '개역성경'이라는 오답을 가진 기성 교회는 결코 섞일 수 없다는 것이다 중도라는 것은 존재할 수도 할리도 없다는 이들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밀어내는 일을 하는 것을 보며 나는 그 당대표가 이 말씀 보존학회에 영향을 받는 이가 아닌지 의심스러워졌다. 기독교의 근본정신은 일치와 하나 됨이다. 이 일치는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본질적인 요소만 다르지 않으면 하나 됨을 의미한다. 당대표가 당원의 의사의 총합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는 성경 어디에도 없다. 그는 계엄이 하나님의 섭리라 했단다. 묻고 싶다. 성경 어디에 계엄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하는 말씀이 있나? 예수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 게라 말씀하시며 철저한 정교분리를 선언하셨는데 말이다.
2. 에큐메니컬 = '단일 종교 체제'의 서막( 기가 막힌다)
이들은 에큐메니컬 운동을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음녀 바벨론'이나 '적그리스도의 출현'과 연결 짓는다. 말씀도 하나요, 교회도 하나요 무엇보다 그리스도도 하나라는 이 정신에 입각한 교회 일치 운동은 성경의 해석에 약간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지만(법학도 법규정의 해석에 따라 학설이 갈린다) 본질에서의 차이가 없으면 다 한 교회라는 것이 에큐메니컬 정신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을 적그리스도가 통치할 '단일 세계 종교'를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에큐메니컬의 핵심 가치를 "진리를 포기하자"는 뜻으로 곡해하여 공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본질'에 대한 정의가 다름
기성 교단은 삼위일체, 부활, 구원을 본질로 보지만, 말씀보존학회는 여기에 '성경 판본의 무오성'을 필수 본질로 추가한다. 성경 무오성을 주장하는 이들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성경 판본 무오성? 기준점이 다르니, 다른 교단이 아무리 정통 교리를 고수해도 이들에게는 '함께할 수 없는 대상'일뿐이다 '포용'과 '일치'를 중시하는 에큐메니컬의 가치는 사실 기독교의 가장 큰 정신인 '사랑'에 기반하고 있다. 반면 말씀보존학회는 '문자'를 지킨다는 명분 아래 '관계'와 '연합'을 끊어내는 길을 택한 것이다
몸이 요즘 안 좋은데 정말 많은 이들이 힘들게 한다. 귀 닫고 눈 감고 살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