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인정한다는 것

수렁에 빠진 순간

by 아이린

옷의 단추를 끼워본 적 있는가? 아니다 누구나 옷의 단추 한 번 이상은 끼워 본다. 드문드문 박힌 것이면 실수 안 해도 촘촘한 경우 생각 없이 끼우다 보면 잘못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하나 단추를 풀러 다시 채워야 한다. 매듭이야 고르디우스 매듭처럼 엉킨 것을 잘라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단추는 그 옷을 그냥 버릴 생각 아니면 찬찬히 풀어야 한다. 머리카락에 껌이 붙은 적 있나? 아니면 머리카락이 어딘가에 걸려 엉킨 것을 해결해 보고자 애써 본 적 있나? 없다면 당신은 참 주의 깊고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박수를 쳐 주겠다. 짝짝


어떤 경우든 간에 그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최악의 선택은 단추 풀기 힘들다고 잡아당겨 단추를 다 떨어드리거나 옷을 찢는 것이고 머리에 엉겨 붙은 껌을 해결할 방법으로 거기를 듬성 잘라버려 땜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어딘가에 걸린 머리카락을 풀고자 그 부분에 가위를 들이미는 것도 그다지 좋은 해결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 것은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빠진 수렁에서 빠져나오고자 애쓰다가 주변인들까지 끌어들여 곤경을 치르는 것은 정말 최악이다. 우리 집이 그런 일을 겪었다. 어설픈 가족이라는 마인드로 냉정한 판단을 못하고 늪에 빠진 구성원을 건져주려다가 온 가족이 다 빠져 만신창이가 된 적 있다. 이제는 빠져나와 몸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는 중인데 말라붙은 흙덩어리가 잘 안 떨어져 고생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잘못한 판단에 대해 대가를 치렀고 이제는 철저한 반성을 하며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고자 애쓰는 중이다.


그런데 누가 봐도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서있으면서, 돌아서라고 목놓아 외치는 이들을 외면하는 이가 있다. 문제는 그가 과거 법조인이고 판사를 했다는 것이다. 얼치기 법학도인 나도 무엇이 잘못인지 분별하는 그 길을 정말 몰라서 가고 있는 건가? 야고보서 1장 15절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하는 말을 그도 알 것인데 이 구절만큼 그에게 적합한 구절은 없는 것 같다. 크게 되고자 하는 욕망 있었을 것이다. 비난하지 않는다. 누구나 성장과 성취 욕심은 있고 나아지기를 원하니까 그게 나쁘다는 것 아니다 그러나 천천히 계단을 밟아서 나아가야 했다. 지금 그는 그 낭떠러지 앞에서 직진하려 한다. 문제는 그와 끈으로 묶인 것들이다. 그는 다 같이 낭떠러지로 떨어지자 하고 있는 것이다. 돌아설 생각도 그 끈을 자를 생각도 없는듯해서 많은 이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는 중이다.


아니다 싶었을 때 돌이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올바름인데 사람을 실족하게 하는 죄는 목에 연자 맷돌을 묶고 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쁜 일이고 용서받지 못한다는데 그는 그런 분별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

장동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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