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미성년자 문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다한 생각

by 아이린

연재하는 글들의 매듭을 짓기 위한 마중물로 이 글을 먼저 작성해 본다. 어제 네이버 웹툰에서 학폭을 소재로 다룬 만화를 봤다. 일단 만화는 잔인하다. 폭력적이긴 하다. 그러나 그 상황을 만든 피해자 아버지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는 형사책임 능력이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연령대를 뜻한다, 이 중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 송치 등 1~20호의 보호처분을 받는 구체적인 대상이다.. 만 10세 미만은 '범법소년'으로 분류되어 보호 처분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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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이 대통령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반대 의견 내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논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중회의실에서 제5차 상임위원회를 열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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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의 가능성을 들어 반대하는 이들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점점 잔인해지는 소위 촉법소년의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반 시민들의 피해 문제도 그렇고 말이다. 만화 속 피해자의 아버지는 딸의 사망을 가져온 가해자들을 용서한다 말한다. 사람들은 그를 욕했다. 너도 아비냐? 죽은 아이의 아버지는 형사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 딸이 죽기까지 겪은 고통의 몇 배를 돌려줄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버린 걸까? 남을 때리면 안 되고 남의 물건을 훔쳐도 안되고 거짓말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혀도 안되고.. 유치원에 다닐 때 아니 무엇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라면 알아야 할 내용인데... 가정에서부터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서일까? 학교에서 모든 걸 해주기를 바라서일까? 아니면 사회가 점점 망가져가는 것에 영향을 받아서일까?


남자 조카는 지금은 체격도 큰 어른이지만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아주 작았다. 누가 한 대 때리면 저리로 날아가 처박힐 듯했다고 해야 하나. 아이에 대해 걱정이 된 올케와 나는 싫다는 아이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네가 누구를 때리거나 괴롭혀서는 절대 안 되지만 누군가가 너를 괴롭히게 해서는 안돼. 어른들이 24시간 널 지켜줄 수 없잖니?" 다행히 조카는 말에 수긍하고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키도 크고 단단해지면서 아이는 자기 주변의 약한 아이들을 돌봐주는 마음도 갖췄다. 문제는 여자 조카였다. 약간의 자페 증세를 보이는 아이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초등 중등 과정은 별일 없이 넘어갔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문제가 생겼다. 조카가 다니는 학교는 한 학년에 두 반 밖에 없다. 세상에나 아이들 숫자가 이리 적어. 어느 날 아이가 심각하게 지 엄마에게 학교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더란다. 폭행이나 그런 건 아니나 약간 어눌한 말투와 시선을 흉내 내며 괴롭혔단다. 참아 보려고 했지만 엄마 말이 생각나서 엄마에게 말하는 거라나...


올케나 나는 다른 이를 괴롭혀서도 안되지만 다른 이가 너를 괴롭히게도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선생님에게 이야기하기 힘들면 언제든지 고모나 엄마에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아이는 지 엄마에게 학년 초부터 벌어진 일들을 다 이야기했단다. 아이는 학교에서 가는 여행은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아이들과 며칠을 같은 방에서 머물고 싶지 않단다. 속이 많이 상한 올케는 학교에 가서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 그 무렵 예정된 수학여행(?) 아무튼 그 여행에 아이를 보내지 않고 엄마랑 체험 학습하게 할 거라 했단다. 우리 여자 조카가 겪은 것은 정말 정말 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약간의 장애가 있는 아이를 놀림감으로 삼고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참... 검정고시 쳐도 되니 학교 그만두고 싶으면 그러하고 했단다. 아이는 내가 왜 그만두느냐 씩씩하게 버티겠다 말했다.


가끔 아니 자주 학교 폭력 관련 기사를 읽는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도 자신들의 과거 행적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럼 과거가 계속 아이의 발목을 잡게 놔두는 게 옳냐고 누가 그럴지 모르겠다. 물론 과거가 발목을 계속 잡아선 안된다. 그러나 거기엔 전제가 필요하다. 과거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한 반성 사과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진서연 배우가 어디선가 그랬다. 연예인은..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상품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논지의 말을 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흠이 생기거나 오염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나. 소년원에 갔다 온 것 아니면 얼마가 되었든 금전적 피해 보상을 했으니 다 되었다고? 학교 폭력에 시달린 누군가가 한참 잊고 있다가 연예인이 되어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이를 보고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물리적이건 정신적이건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행위는 중독이다. 그 행위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이 다시 생겼을 때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생각하나? 다시 과거의 그 상태에 빠지지 않게 치유의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함무라비식 보복은 아니라도 내가 한 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면 안 된다.


피해자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겪는 것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간혹 아주 간혹 가해자가 피해자로 변하게 되는 상황이 있다지만 당신이 겪은 고통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 과거가 당신의 인생에 벽이 되어 당신이 앞으로 나가는 일을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기에는 스스로의 강한 의지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형사 미성년자 이야기를 하다가 샛길로 빠진 것 같다. 일단 나는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낮추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의 연령을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했는데 미성년의 재범률은 별로 줄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제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아인슈타인이 그랬지?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건 정신 나간 짓이라고 말이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07/03/AZ3QN36TIBEFZOBYCSDCKI7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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