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

하다 하다

by 아이린

지독하게 괴롭히던 감기가 끝을 향해 달려간다. 음식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입에 넣은 음식의 식감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수면 부족 상태가 계속된 것은 알고 있었다. 잘 자고 싶은데 아무리 노력해도 네 시간을 넘기지 못하는 수면시간은 몸의 회복을 방해했다. 커피도 오후에 마시지 않고 침대에 눕기 한 시간 전에는 물도 마시지 않고 디지털 기기도 피했다. 그래도 9시에 누우면 10시나 되어야 간신히 잠이 들고 새벽 두 시 정도면 그냥 눈이 떠졌다. 수면제를 처방받아 볼까 생각도 했지만 포기했다. 습관성이 되기 쉬움을 아니까 말이다. 내 스마트 와치는 나에게 수면시간에 관심을 가지라 말하는데 나도 답답하다.


부모님 식사를 준비해 드리는데 왼쪽눈에 뭔가가 보인다.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줄이다. 처음엔 머리카락인가 싶었지만 내 앞머리는 짧아 그럴 일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비문증이란다. 비문증?


비문증은 눈 속 젤리 형태인 유리체가 노화로 수축·액화되면서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 파리나 먼지 같은 이물질이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질환이란다. 주요 원인은 40~50대 이후의 자연스러운 노화이며, 고도근시, 망막 박리, 유리체 출혈, 염증성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단다. 감기 탓인가? 감기도 염증성 질환인가?

치료 방법을 찾아봤지만 휴식 외에는 안 보인다. 심할 땐 안과를 찾아 뭔지 이름이 어려운 검사를 하라는데... 노화로 라는 말도 와 박힌다. 어느 정신 나간 이 말대로라면 나는 늙은이다.


당장 오늘 밤이라도 푹 오래 자고 싶지만 별로 희망적이지 못해 속상하다. 긍정 마인드를 가지라지만

잘 수 있다 생각하라지만 내겐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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