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소동

아침에 생긴일

by 아이린

서울에 갈 일이 생겨서 집을 나섰다. 감기가 심해 오래간만에 마스크를 썼다. 덕분에 안경도 쓸 수 없었고 늘 머리에 쓰는 헤드폰도 쓰지 못했다. 약간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이어폰을 귀에 꼈다. 들어야 할 아침 영어 방송 그리고 들어야 할 팟캐스트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어폰은 여름에만 사용한다. 그나마 이동 중에는 쓰지 않는데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귀에 꽂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편의점서 멀미 방지 박하사탕이랑 캔커피를 살 요량으로 들린 것까지는 좋았다. 가방 안에 구매한 것을 넣으려 하는 순간 귀에서 이어폰이 빠져 톡 소리를 내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편의점은 아주 좁은 가게라 어디로 쉴 곳이 없었다. 서 귀에 뭘 있던 장소 근처 과자 상자 등을 뒤져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연락처를 남기고 서울행 지하철을 탔다.


나는 귓구멍이 아주 좁다. 어느 정도로 좁냐면 소음 방지 이어폰은 쓸 수 도 없다. 일반 이어폰도 그대로 빠져서 헤드셋을 쓸 수밖에 없다. 여름에 더워서 쓰지 못하는 경우 외엔 이어폰을 충전도 잘 안 해둔다. 어젯밤에 충전해 둔 이어폰을 (유일한 것) 그대로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헤드폰도 사실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커서(나 같은 유전질환 잊는 이에겐 흔한 증상이다. 어릴 때는 몸이 말라 성냥이라는 혹은 외계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 크기를 늘려 끼워야 하는 탓에 그 다지 폼이 나지 않는다.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한쪽귀에만 이어폰을 끼고 서울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온라인으로 이어폰 하라나를 더 구매해 뒀다. 사라진 것 하나 을 찾으면 다행이나 못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혹 시나 하는 마음으로 편의점에 들렀다. 못 찾았다는 아르바이트생이 보는 가운데 내가 서 있던 근처의 진열 상품을 뒤졌다. 햄버거 모양의 젤리들 사이에서 내 이어폰을 찾았다. 햄버거 모양 젤리는 내 눈높이 진열대에 있는데 취식대(?)인가 아무튼 거기서 튀어 올라 그 사이로 몸을 숨겼나 보다. 아침에 산 것을 구매 취소 할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오늘 같은 일이 없어야 하지만 사람일을 어찌 알겠나.... 머리도 지나치게 크고 귓구멍도 좁고 뭐 하나 제대로 생겨 먹은 게 없는 나... 어릴 적 할머니는 귓구멍이 저리 좁으니 사람말을 그리 안 들어먹는다 하셨었다. 하루 종일 귓청이 떨어질 만큼 티브이를 틀고 계시는 아버지 덕에 귀에 무얼 꽂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낮잠도 자지 못한다. 지금 이 글도 헤드폰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쓰고는 작성 중이다. 잘 놀라는 탓에 외부에 나가서도 귀에 뭘 꽂는 것은 필수다. 헤드셋을 보면 건드리는 사람이 없어서 심장 건강을 위해 뭘 듣지 않아도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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