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다정한 사람 흉내 내기

서툴러도 괜찮아, 마음이 먼저 도착하니까

by 담담

–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⑩


나는 원래 다정한 사람이 아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다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누가 “요즘 너무 힘들어”라고 하면,
머릿속으론
“아이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떻게 위로해줘야 하지…”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아… 그렇구나…”
이 정도다.

어색하다.
내 표정도, 말투도.
다정하려다가 차라리 말하지 말걸 싶은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은 다정해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조심히 들어가~” 대신
“오늘 하루 어땠어? 힘들었겠다. 수고했어.”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진다.

말투 하나, 눈빛 하나.
그게 마음보다 먼저 다정해지는 법은 없을까
자꾸만 고민하게 된다.

요즘 나만의 연습이 있다.
이름하여,
‘다정한 사람 흉내 내기 101’.

카톡 이모티콘 하나라도 좀 귀여운 걸로,
말 끝을 부드럽게,
예를 들어
“ㅇㅇ” 말고
“응응~ㅎㅎ” 같은 거?

처음엔 부끄러웠다.
내가 나 아닌 것 같고,
“이거 오글거리지 않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보내고 나면,
내 마음도 더 따뜻해졌다.

다정함은 타고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게 생각한다.
다정함도 ‘연습’으로 길러진다.

마치 굳은 어깨를 천천히 푸는 스트레칭처럼,
말투도, 표정도, 반응도
조금씩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그 다정함은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도 필요했다.

“오늘도 고생했지?”
이 말을
누군가 해주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나에게 먼저 해주기로 했다.

거울을 보며,
“얼굴이 피곤해 보인다…”가 아니라
“오늘 하루도 잘 버텨줘서 고마워.”
이렇게 말해보는 연습.

처음엔 웃겼다.
혼잣말 하면서 내가 민망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제일 위로가 되었다.


오늘의 느린 연습

다정해지고 싶다면, 흉내부터 시작하자.

말투 끝에 "ㅎㅎ" 하나 얹어보자.
카톡 답장에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한마디 더해보자.
거울 속 내게도, 하루에 한 번쯤 “잘 버텼어”라고 말해보자.

서툴러도 괜찮다.
마음이 먼저 도착하면 말은 천천히 따라온다.
다정함은 태도가 아니라
습관이 되어가는 중이니까.


아직 완성된 다정함은 아니지만
오늘도 조금은 따뜻해진 내가
참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