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여름을 견디는 다정한 방식

무기력한 계절에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by 담담

–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⑲


여름은 생각보다 ‘감정적인 계절’이다.
햇볕은 강하고 습도는 높고 땀은 계속 흐른다.
몸이 지치면 마음도 따라 지친다.
‘왜 이렇게 짜증나지?’ 하는 날 꼭 특별한 일이 있던 건 아니다.
그냥 날씨가 덥고 에어컨 바람이 싸늘하고 몸이 조금 무거웠을 뿐.


미국 심리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은
감정이 외부 환경과 신체 감각에 의해 '구성'된다고 말한다.
즉 내가 느끼는 짜증이나 우울이 단지 ‘내 성격’ 때문이 아니라
무더운 날씨에 반응하는 신체 상태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나서부터 여름날의 무기력함이 조금은 덜 미워졌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여름이 원래 이런 거구나."
그렇게 나 자신을 덜 비난하게 되었다.

몸의 감각을 먼저 돌보는 것이 마음을 돌보는 일이 되기도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그늘을 찾아 걷고
짜증나는 일은 잠시 미뤄두기도 하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덥고 힘든 날, 그래도 잘 견디고 있어.”

여름은 결국 ‘생존의 계절’이 아니라
‘다정한 돌봄의 계절’이 되어야 한다.


오늘의 느린 연습

– 물 마시는 시간을 정해두자. 예: 오전 10시, 오후 3시
– ‘에어컨 + 얇은 가디건’ 조합을 마련해두자
– “지금 짜증 나는 건 내 탓이 아닐 수도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지치기 쉬운 계절일수록
내 마음의 온도는 한껏 낮추고
내게는 조금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