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내 몸과 화해하는 법

예전 같지 않아도 괜찮다

by 담담

괜찮게 늙는 중입니다 ⑤


“오늘 내 몸은 어떤 말을 하고 있었을까?”


예전엔 내 몸이 나를 따라왔었다.
밤새워도 멀쩡했고,
무거운 것도 가뿐히 들었고,
약속이 세 개 겹쳐도 얼굴엔 생기가 남아 있었다.
그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가끔 허리가 뻐근했고,
소화가 느려졌고,
하루만 무리해도 이틀이 피곤해졌다.
피부보다 먼저
몸이 “그만 좀 하자”고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화가 났다.
왜 이렇게 무너지는 거지?
왜 예전 같지 않은 거지?
익숙한 내 몸이 낯설게 느껴졌고,
거울 속 자세와 걸음걸이에서
조금씩 나이 든 내가 보였다.

그런데 문득
내 몸이 그동안 얼마나 참고 버텨줬는지를 떠올렸다.
아플 때도 출근했고,
마음이 지칠 때도 몸은 움직여줬고,
수많은 감정을 말없이 감당해줬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왜 이래”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그래,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는 일이다.

조금 느려졌다고 덜 소중한 건 아니다.
덜 예뻐졌다고
덜 나다운 것도 아니다.

몸도 결국 감정처럼 안아줘야 하는 존재다.


요즘은 몸을 ‘관리’하려고 하기보다
몸과 대화하려고 한다.
오늘은 뭐가 불편했는지,
어디가 힘들었는지,
무리하지는 않았는지.


몸은 늘 말하고 있었지만,
내가 듣지 않았던 것뿐이다.


오늘의 느린 연습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무겁다면,
무작정 움직이기 전에 팔을 위로 천천히 늘려본다.
그건 한숨처럼,
그날의 리듬을 몸에게 묻는 동작이다.

식사 후 바로 일을 시작하기보다
5분만 등을 벽에 기대어 본다.
그 짧은 정적이 생각보다 오래 나를 지켜준다.


예전 같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나는 그만큼 많은 시간을 살아낸 몸이니까.
그 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것이다.
그럼 이제 나도 그 몸을
조금 더 다정하게 데려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