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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삐 Dec 08. 2021

42. 네 엄마의 만남

임신 29주  #엄마들의 수다

#엄마들의 수다

낯선 곳을 가보면 뜻밖에 좋은 것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을 더 자주 많이 시도해 볼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낯선 사람과의 만남도 비슷하다.

익숙한 곳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짧은 시간이 더 큰 에너지로 다가올 때가 있다.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다.

거의 십 년 만에 대학원 선후배를 만났다.

고1 딸과 초5 아들을 둔 선배,

초3 아들을 둔 선배,

31개월 딸 쌍둥이를 키우는 후배,

그리고 8개월 태아를 임신한 나까지..

이렇게 여자 넷.


만나게 된 계기는 고1 딸을 키우는 선배가

지난달 '자녀 교육과 관련된 책'을 발간하면서 한국에 잠시 들렀기 때문이다.

우리 넷의 공통점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고

나를 제외한 셋의 공통점은 '자녀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다양한 연령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선배 둘이 나와 둥이 맘에게 했던 '피 같은 조언'은 언젠가 잊어버릴지 몰라서 이곳에 적어본다.


-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꿋꿋이 버텨서 일하는 엄마가 되어라.

- 아이를 위한다면 3세 이전 미디어 노출은 금물이다.

매일 책 읽어주는 엄마가 되어라.

- 아이가 어릴 때부터 공부와 성적에 시달리면 자신만을 위한 여유가 부족해진다.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학원을 많이 보낸다거나 시험 점수에 연연하지 말아라

- 아이 교육과 부모 교육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 마음을 돌보려고 하기 전에 자기 마음부터 돌볼 것.

아이가 10세가 되기 전까지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헉. 일하는 엄마..? 어제도 54세의 퇴직을 꿈 꾸며 연금 계산을 했는데.. 뜨끔했다.


매일 맘 카페에서 육아가 힘들다는 부정적인 글만 보면서 우울해했었는데..

어제 만난 세명의 맘은 육아가 힘들긴 했지만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맘 카페를 끊던지 해야지)

특히 한 선배는 "만약 인생에서 한 시기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학창 시절도 아니고 결혼 전도 아닌, 임신 기간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아이를 제대로 키워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여자로 태어나서 아이를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시간(임신 포함)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에게 있어서 임신, 출산, 육아는 커다란 기쁨이자 축복이고

여자의 인생은 출산 전후로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인생의 한 시기쯤은 '엄마'로 살면서 그 역할이 주는 기쁨과 행복을 찾자.


어쩌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나에게 주어진 이 모든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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