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것들과 편안한 것들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과 사그러지는 것들
시작하는 관계와 멀어지는 관계
나에게 이런 것들은 참 마음을 헤집어놓는 것들이다.
새로운 관계의 시작과 새로 만나는 일들은 나를 설레게 하고 생기돌게 하지만, 또 그만큼 주변부에서 멀어져 가는 것들도 있다. 소원해지는 관계와 게으르게 미루게 되는 일들
소원해지는 관계를 다잡기 위해 곗돈을 붓고, 정기 모임을 만들지만
다른 사람들 불러앉혀 놓고 다짐한 법적관계도 변하기 마련인 세상에, 소소한 곗돈 정도로서야. 어림도 없는 일이다.
내가 먼저인지, 상대가 먼저인지 알수도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관계가 느슨해 지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먼저 한쪽에서 팽팽한 끈을 슬며시 놓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정신이 없어서, 다른 관계에 빠져서 그 끈의 텐션을 신경쓰지 못했었구나 한참 지나서 돌이켜 후회할 때도 있지만, 상대의 마음이 식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구나' 를 생각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면, 이런 일이 내 짧은 생에 한두번도 아닌데 아직도 적응이 쉽지는 않다.
설레게 시작한 좋았던 것이 꾸준히 또는 끝까지..갈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어떠한 관계는 평생의 친구로 남지만
대부분의 관계는 시절인연으로 그치고 추억을 공유한, 이제는 갑자기 연락하기 뻘쭘한 그런 사이가 된다.
그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
그러한 평생의 관계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의 과정이고 그 과정 또한 나에게 잘 맞는 것이 무언지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연습의 과정은 참 쓰라렵다.
새해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리라,
작년과는 다른 나로 살아보리라,
여러 해 다짐하며 시행착오 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를 알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나는 무엇과 누구와 맞는 사람인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무엇이 누구와 잘 안맞는지는 조금 알겠다.
그렇게 소거법으로 하나하나 제하고 나면
내년의 나는 조금 더 진짜 어떤 나이고 싶은지에 다가서 있겠지
설레는 새 상대에게 준 마음을 거둬들여는 그 쓰라려운 순간을 위로해 주는 건
역시 꾸준히, 한결같이 곁을 내어준 오래되어 익숙한 무채색의 것들이다.
나는 무채색을 깊이 사랑하면서도
또 반짝거리는 것에 눈이 가는 그런 모순적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