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관측, MT
한 학기에 방학 전 한 번 1박 2일 mt가 있다.
가장 많은 동아리 부원이 참석하는 가장 큰 행사이며 동아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이다.
1년에 몇 되지 않는 활동이고 돈만 내면 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
1학년 1학기 첫 엠티. 내 생애 첫 엠티다.
수련회나 수학여행보다 훨씬 짧고 애매한 기간.
알음알음 아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친하다 싶은 사람은 없었을 때.
고등학생티를 벗지 못한 모습.
지금보다 걱정이 많을 때.
솔직히 1박 2일 괜찮을까? 싶었다.
어찌어찌 버스를 타고 관측지에 갔고
약간의 어색한 시간이 지났다.
별을 밤에 봐야 하고 그전까지의 시간은 다른 활동을 한다.
조를 짰고 레크리에이션을 했고 저녁에는 함께 술을 마셨다.
아직 술을 즐겼던 시기는 아니라서 거의 굳은 상태로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우리 조가 다 2, 3학년이라 선배들 사이에서 정신없이 있었다.
아무튼 한참 놀다가 한 임원선배님이 이제 슬슬 나가볼까요?라고 하셨다.
물론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냥 조원 선배님 따라 쫄래쫄래 따라나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내 첫 본격적인 관측이었다. 이전까지 관측지라 할 만한 곳을 가서 직접본적이 없었다.
.. 나가서 조금 뚫린 곳을 가자마자 볼 수 있었다.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할머니집보다 훨씬 많은 별들.
처음 본 광경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별이 많을 줄 몰랐다.
아니,
그렇게 잘 보일줄 몰랐다.
처음 마주하는 우주의 모습이었다.
북두칠성이라는 건생각보다 크구나.
카시오페이아는 예상보다 작구나.
은하수가 눈으로 보이는 거구나.
베가(직녀성)랑 알타이르(견우성)는 진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있구나.
별자리가 존재하는구나.
별로 방향을 찾는 게 가능한 거구나.
이전까지 내 우주는 작았다.
커다란 달.
소중히 빛나는 밝은 별 두 개.
뚜렷이 보이는 행성 한 개.
집중하면 눈에 들어오는 별 두 개.
그게 내 우주의 전부여서,
감히 별자리라는 것을 찾아볼 생각도 못했는데.
내가 이 날을 위해 고등학교 생기부에
꾸역꾸역 별자리 연구활동을 넣었구나.
이걸 보기 위해 우주를 놓지 않았구나.
우주에서 은하수가 보인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물론 처음 볼 때는 은하수인지도 몰랐다.
그냥 구름인 줄 알았지.
나중에야 선배들 말을 듣고
아, 흘러가지 않는구나
깨달으면 그제야 은하수인 줄 안다.
사진으로만 볼 땐 바로 눈치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모르겠어서 놀랐다.
역시 뭘 알고 보면 보인다는 게 사실인가 보다.
동아리는 초반(여름)에 많이 활동해야 한다.
은하수를 잘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유성이 생각보다 자주 떨어진다.
나는 유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날에만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돈!
어느 순간 주위에서 소원이 터져 나온다.
유성이 떨어진 거다.
순식간이라 길게 소원을 생각하지는 못하고 만능의 한 단어를 외치고 본다.
절대 내가 보는 방향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야의 한쪽 구석에서 유성이 떨어진다. 그럼 일단 소원을 외치고 보는 거다. 돈.!
대학 동아리, 함께 별을 본다는 것에 가장 좋은 점은 함께 배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아리의 천문학과 사람들은 배우는 입장이면서도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우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냅다 아무나 붙잡고 별이 알고 싶다고 하면 모든 것을 동원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준다!
우리 조의 한 분이 천문학과 선배님이셨는데 많이 배웠다.
전갈자리, 백조자리는 물론 망원경보다는 쌍안경을 사는 것이나 레이저. 망원경 조작법까지 알려주셨다.
'저쪽에 손가락 같은 점 3개 전갈자리야'
눈에 들어오던 작은 점 3개, 그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저 망원경 그 성운에 맞춰져 있대'
성운을 관측한다는 건 생각도 못해봤다.
흐릿한 먼지덩어리...
'우와! 돈! 돈! 돈!'
짧디 짧은 순간 터지던 감탄과 아쉬운 탄식.
'주변시로 보면 보여'
가리킨 곳 옆의 별을 보면 갑자기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별이 보이더라.
'믿어. 믿으면 보여'
놀랍게도 진짜다.
있다 생각하면 있다.
'카메라. 임원분들께 물어봐.'
그냥 찍으니까 하나도 안 보인다.
폰카메라로 별을 찍는 걸 배우고 처음 찍어봤다.
엠티는 대부분의 동아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겁다.
별을 함께 보고 함께 생각하고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대학 동아리의 즐거움이다.
추워서 몸을 최대한 움츠리고 발만 계속 구르면서도 아쉬워서 들어가지 못했다.
다 같이 흥분해서 우주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체력이슈로 잠깐 들어갔다가 자버리긴 함... 아쉬워)
함께 할 수 있다는 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기쁜 일인지.
행복했고 기뻤고 즐거웠다.
우주는 넓었고 별도 많았고
우주와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동아리에 뼈를 묻어야지.
배우고 처음 찍은 사진들. 조금 망한 사진들이다.
슬슬 괜찮아진다.
가운데에 희뿌연 것이 아마 은하수였을 것 같다.
그쪽 방향으로 찍은 것인데 잘 모르겠다.
사진이 흔들린 이유는 노출을 최대로 늘리려면 10초, 15초 동안 흔들리지 않게 들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각대가 있어야 했는데 몰라서 없었다.
대신 바닥에 폰을 엎어두고 30초 동안 방치해 두는 것으로 마지막 사진들을 건졌다.
북두칠성은 꼭 찍고 싶어서 손 바들바들 떨어가며 건진 사진이다.
첫 사진은 중간에 차가 들어와서 실패했다.
별 찍는 법-갤럭시
카메라 프로 모드
ISO-3200
SPEED-30 (길수록 잘 보인다.)
달 같은 밝은 천체를 찍을 땐 노출을 줄여야 해서 반대로 해야 한다.
*삼각대 필수!!
삼각대에 폰 끼우고 스텔라리움 앱으로 실시간 별자리 방향 찾아서 찍고 싶은 부분 30초 맞춰서 찍어주면 된다.
은하수도 찍히는데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