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뽑으려 엄마를 생각하다.
작년 한 해 동안 도시농부 과정을 수강했다. 농사는 나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흙을 만지고 텃밭을 일구고 있다.
올해 초, 시에서 운영하는 '함줄 공원 텃밭'에 신청했다. 3: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었다.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웠다.
이랑을 만들고, 쑥갓과 아욱 씨를 뿌렸다. 토마토, 가지, 고추, 고구마, 상추, 호박 등 다양한 작물도 심었다. 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것을 보면 신비롭다 못헤 경이롭기까지 하다. 요즘 씨를 뿌린 쑥갓과 아욱이 제법 자라 초록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처음엔 작물과 잡초를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조심조심 손을 대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자신 있게 잡초를 쏙쏙 뽑는다. 특히 비가 온 뒤의 흙은 잡초 뽑기에 제격이다. 쑥갓 사이에 교묘히 섞여 자신이 쑥갓인 척 자라난 잡초들을 단번에 알아본다. 뿌리까지 시원해게 뽑히는 것을 보면 묘한 통쾌감까지 든다.
잡초를 뽑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엄마의 몸속에 퍼져 있는 암세포도 이렇게 뽑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없이 퍼져 있는 고통의 뿌리들을, 잡초처럼 쏙쏙 뽑아낼 수 있다면... 건강한 세포 사이에 자신이 주인인양 활개를 치는 잡초같은 암세포들을 단숨에 골라낼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뽑을 수 있을텐네.
잠시 손을 놓고 멍하니 텃밭을 바라본다. 텃밭은 내 손으로 바꿀 수 있지만 엄마의 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엄마의 몸은 기도조차 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