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암
엄마가 암이라 한다.
암세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퍼져 있고, 특히 뼈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작은 통증에도 병원을 자주 찾던 엄마였기에, 암이라는 진단이 더 충격적이었다.
엄마는 늘 채식을 하시며 건강 관리에 철저하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누구보다도 오래 내 곁에 계실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는 엄마가 겪을 고통이 클 것이라며 진통제를 처방했다. 엄마는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 돌봐주시니 아프지 않다"고 편안하게 말씀하신다. 정말 고통이 없는 건지, 자식들을 위한 엄마의 배려인지 알 길이 없다.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틈나는 대로 엄마를 찾아뵙는 일이다.
며칠 전 엄마에게 예쁜 노트를 한 권을 사다 드렸다. 치매 안심 센터에서 어르신들과 글을 쓰며 글이 너무 좋좋은 친구가 되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일상의 작은 일들을 기록하시곤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마음 깊은 곳의 감정들을 써 보시라고 권했다. 엄마의 하루하루가 어떤 마음으로 채워지고 있는지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여든을 넘긴 엄마에게 고통스러운 치료가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가졌었다. 하지만 오늘 병원을 다녀오는 길에 문득 항암치료라도 받아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지 생각해 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각보다 빨리 저녁 어둠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