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5월, 엄마를 떠올리다

엄마의 위로

by 제라

5월이다.

가족을 생각하게 되는 계절.

어린이날, 어버이날…

서로를 챙기고 기억하고, 조금 더 마음이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치매안심센터에서 그림책 글쓰기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비가 많이 왔다.

창밖 풍경처럼 수업 분위기도 조용하고 차분했다.

오늘 함께 읽은 그림책은 최숙희 작가의 『엄마의 말』이었다.

엄마의 말

최숙희 작가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말처럼 어디든 달려가고 싶었던 엄마.

그러나 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던 시절.

꿈을 가슴에 묻고 살던 엄마는

말을 타고 온 이웃집 총각과 결혼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하늘과 가까운 산동네에 집을 마련하고

다섯 남매를 키우며 살아가던 어느 날,

자식 하나가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지만

남은 자식들을 위해 다시 일어선다.

공주만 그리던 막내에게

엄마는 조용히 말한다.

“나도 말 한 마리 그려줘.”

이제 엄마의 말들은 엄마 곁을 떠나고

엄마는 엄마의 말을 그린다.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만든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의 말’은 그림으로 전하는 위로이자,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림책이다.

KakaoTalk_20250510_233923939.jpg 어머니를 추억하며 글을 쓰시는 어르신

어르신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조용히 글을 써 내려갔다.

한 어르신께서 말씀하셨다.

“어머니랑은 오래 떨어져 살아서, 사실 기억이 별로 없어요.

근데 50대에 사업이 망하고 방황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아홉 남매의 엄마였던 그 분의 어머니는

자식들 집을 돌며 몇 달씩 지내곤 하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어르신의 집에 오셔서

슬그머니 꾸겨진 3만 원을 손에 쥐어주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아들은 알았다고 했다.

그 손길에 담긴 말 없는 위로를.

“왜 그런지 지금도 그 장면이 잊히지 않아요.”

KakaoTalk_20250510_233306595.jpg 어르신의 글

비 오는 5월의 하루.

어머니의 말없는 단단한 위로가 오래도록 마음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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