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작성일 : 2025년 8월 3일
시대와 유행은 바뀌고, 기업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회사도 항상 신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이런저런 사업 및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준이 되는 기존의 규정은 새로운 것의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신사업을 고민하고 시행하려 해도, 기존 사업에 맞춰진 규정에 이를 끼워 맞추기는 상당히 어렵다. 신사업에는 기존 규정에는 찾아볼 수 없는 금액, 위험, 결정사항들이 많고, 담당자는 여기서 다시 한번 큰 벽을 마주하게 된다.
인덕원에서 이런 고민을 스승님께 토로하니, 이 책을 소개해 주셨다.
모든 회사가 어떤 정해진 규칙에 맞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고, 그 가장 끝에 있는 회사가 넷플릭스이다.
책 제목부터 정말 규칙과 규정이 전혀 없어 보인다.
효율성과 유연성의 기로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며,
지금 내 상황에 맞는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하며 독서했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인재 밀도’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 8 페이지
리뷰 작성을 위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이 책 전체의 핵심이 처음부터 존재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시작은 바로 ‘인재 밀도’이다. 열정과 능력 그리고 회사의 비전에 동참할 수 있는 소수의 인원이, 그렇지 않은 다수의 인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매우 날렵하고 예민하게 혁신하는 기업에는 더더욱 인재밀도가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사실 이런 인원들만 남아 있다면 사내 일반 규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모두가 ‘회사에 이로운 방법으로 결정하기’라는 하나의 큰 맥락을 가지고 움직이면 그게 규칙이고 규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인재 구성이 완료되면 그 이후에 필요한 문화조성 혹은 소통방식은 변화시키기에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인재들을 모으고 남길 수 있느냐가 현실적인 문제이다. 인재들은 더 많은 급여를 줘야 하고, 다른 기라성 같은 회사들의 이직 제안을 거절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현금도 충분해야 하며, 인재들이 충분히 자신들의 개성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정도면 이미 인재밀도가 어느 정도 완성된 회사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인재 빈부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현금과 안정성이 부족한 스타트업보다는, 사업과 규모가 안정기에 들어선 회사가 시도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매니저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제시하라고 직원들의 등을 떠밀 때 사용하는 첫 번째 기법은, 평소에 부하직원과 일대일로 만날 때 피드백을 제시하게 정하는 것이다.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린다. 피드백을 첫 번째 안건이나 마지막 안건으로 정해, 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와 별개의 항목으로 다룬다. 상사인 자신에게 피드백을 제시하게끔 부하직원을 독려한 다음, 원하면 자신도 피드백을 제시한다. – 66 페이지
인재 밀도가 갖춰진 넷플릭스는 ‘솔직한 문화’를 조성하려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혹은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갖는 아쉬운 부분들이 정말 많다. 일 처리, 대화 방식, 행동 습관 등 정말 다양하게 불만스럽다. 그러나 쌍방 모두 인간관계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 안 좋게는 제3자에게 험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환자들은 각자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처방 없이 남의 병듦만 떠벌리며, 회사는 하나의 병실이 되어 버린다. 그래도 덜 아프고 싶은 사람은 그 조직을 벗어나는 방법뿐이고, 남은 사람들은 마치 아픈 게 정상이고, 치료가 필요하다 외치는 사람을 되려 나댄다고 생각하고 소외시킨다. 이렇게 조직이 침몰한다.
이는 리드가 한 것처럼 탑다운 방식의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인재 밀도가 높더라도, 그 이상의 카리스마와 자신감을 가지고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는 직원은 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헤드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서로의 아픔을 진단해 주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솔직한 피드백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다만, 너무 직설적이거나 비난 중심의 피드백은 지양하고, 개선과 발전의 방향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방식을 잘 정해야 할 것 같다. 또 몇몇 환자들은 이때다 싶어 험담과 비난만 쏟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구매 주문서를 작성하거나 어떤 물품을 구입할 때 결제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냥 구입하고, 영수증 사진을 찍고, 지급 청구서를 제출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재무팀에서는 잘못된 지출을 근절하기 위해 각 부서에 두 가지 절차를 제시한다. 매니저들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을 조합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F&R이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두 번째 선택은 선별적 전수조사를 받는 것이다. – 124 페이지
조금 더 세부적인 ‘규칙 없음’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바로 지출에 대한 규정이다.
회사는 접대 혹은 영업의 목적으로 어느 정도 지출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몇몇 개인은 이를 사익에 악용하곤 한다. 혹자는 ‘이 또한 회사의 복지’라고 생각하며 회사의 법인카드를 남용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완전하게 근절할 수 없는 사안이며, 진정으로 영업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기에 대부분의 회사는 이러한 딜레마에 빠진다.
방법은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악용 사례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강한 통제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모든 지출에 있어 그 정산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제출 자료를 늘리는 것이다. 또한, 금액 기준을 타이트하게 하여, 근검절약을 강제할 수 있다. 즉, ‘이럴 거면 안 쓰고 말지’의 생각을 심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분명 불필요한 지출과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영업 성과는 떨어지고 직원들의 정산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며, 전체적으로 보면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넷플릭스의 F&R을 차용하는 것이다. 이는 또 인재 밀도가 전제된다. 지출에 있어 어떠한 제약이나 기준이 없고, 담당자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는 것이다. 다만, 그 책임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언제 어디에서도 그 지출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함을 각인시킨다. 그리고 무작위 감사를 시행하여 최소한의 통제 절차를 갖춘다.
어떤 매니저를 만나느냐에 따라 통제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첫 번째 방법에서 두 번째 방법으로의 변화가 올바른 수순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인재의 밀도를 늘리고, F&R 문화를 전파하면서 점진적으로 지출의 규정을 없애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유로운 영업 환경을 조성하고직원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법인 돈에 대한 개인의 사적 유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막상 보너스를 없애고 보니, 또 한 가지 놀라운 변화가 눈에 띄었다.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데려오기가 한결 더 쉬워진 것이다. 흔히들 보너스를 제시하지 않으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그 반대였다. 우리가 최고의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급해야 할 돈을 모두 연봉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 164 페이지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급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인 급여 방식이 없다. 성과를 내는 만큼 더 주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다만, 종업원 입장에서는 그 개념이 조금 달라진다. 사업과 성과의 성패가 개인의 노력 및 역량과 정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성과는 개인의 역량으로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 사업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 그렇다. 경기를 탈 수도 있고 국가의 개입, 전쟁, 천재지변 등 너무나 다양한 변수가 그 성과를 좌지우지한다. 따라서 정량적 평가로 인한 성과급 지급은 그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정성적 평가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가 더 많이 노력했나 글로 쓰라고 하면, 아마 2,000페이지를 작성한 직원이 가장 높은 보너스를 받을 것이다.
따라서 리드의 의견과 같이, 기본급을 많이 주는 것이 인재를 데려오는 급여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그의 사업 철학인 인재 밀도와 강하게 직결된다. 결국 소수의 똑똑한 인재들을 보유하는 것이 다수의 멍청한 인재 운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가내수공업과 대규모 생산의 시대는 갔고, 넷플릭스는 첨단, 그 선두에 서있는 회사이다. 세상을 구하겠다고 하는데, 급여 아껴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해서 우리는 모든 매니저에게 직원들이 찾아와 경쟁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았다고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전에 연봉을 인상해 주라고 말했다. 어떤 직원을 잃기 싫다면, 그 사람의 시장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아내어 그에 따라 알맞은 금액을 인상해 줘야 한다. – 185 페이지
종업원이라면 일반적으로 이직 제안을 받을 시 쉬쉬하고 조용하게 그 제안을 따져본다. 이를 대외적으로 밝히면 뭔가 배신자 혹은 딴마음을 먹고 있는 놈으로 낙인찍히고, 이는 회사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평생직장 개념이 아직 남아있는 회사들, 특히 동양 회사들에서 자주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이직의 자유가 보장된 세상이고, 노동 시장의 계급도를 보면 좋은 회사 위에 능력 있는 인재가 있다. 내를 필요로 하고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회사로의 이동은 매우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행태인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이를 인정하고, 종업원의 충성도보다는 능력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멍청한 충신은 필요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 충성도는 급여로 올리면 그만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하도영의 대사가 생각난다. “돈으로 해결하는 게 제일 쉬운 문제다.”
그러나 이는 넷플릭스니까 할 수 있는 것 같다. 업계 최고의 회사가 하면 바이블이 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의사결정 방식이다. 좋은 회사는 너도나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항상 인재 부족에 허덕인다. 결국 노동 시장 또한 돈으로 움직이기에, 급여와 인재 수준은 어느 정도 비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신호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공유하게 하여 투명성을 일상화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중요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리더부터 정보를 공개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그렇게 할 것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이것을 ‘선샤이닝’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렇게 밝은 햇볕에 온몸을 드러내듯,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공개하려고 노력한다. – 199 페이지
‘선샤이닝’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하는 대목이다. 회사에서는 참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좋은 정보와 자랑거리는 더 잘 포장하여 참 열심히도 공유한다. 잘한 것이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잘못과 실수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또한 문제 자체를 감추려고만 노력한다. 이러면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예방하거나 올바르게 대처하기 어렵다.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문제 발생에 대한 질책과 질타 그리고 평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보다는 미리 예방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과거지향적 분석부터 한다. 이는 개인의 평판으로 이어져 낙인찍힐 수 있다. 따라서 나도 나도 숨기고 감추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 발생은 결국 그 결정을 최종 승인한 회사의 책임이고, 개인은 그 담당자로서 해당 원인과 추후 예방방법에 대해서는 잘 정리하고 이를 자신 있게 공개하여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근절하고 예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인재 밀도가 확보된 상황에서는 이러한 ‘선샤이닝’은 단점 없이 장점만을 갖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마라.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 – 238 페이지
이는 정말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실제 이런 회사가 잘 없다.
특히 회사의 주인이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가 그렇다. 주인의 뜻대로 움직여야 자리보전이 가능하고 하나라도 더 차지할 수 있다. 삼성은 이씨의 말을, GS는 허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내가 아무리 특별하고 능력이 있더라도, 주인은 주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주식회사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특정의 주주들이 회사의 주인이고, 종업원은 그들과 직접 대면하거나 소통하지 않는다. (물론 연 1회 이상의 주주총회를 통해 의견을 취합하긴 하지만.) CEO 또한 종업원의 일원이고, 하루하루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고용된 인원들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철칙은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다. 주인이 주주인 상태에서 누가 주인 행세를 할 것인가? 회사의 주인들은 이익 증가로 인한 주가 상승만을 기대할 것이다.
다시 한국 기업으로 돌아와, 상사의 비위를 잘 맞추는 게 회사의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결국 상사의 어떠한 윤허 혹은 재가가 있어야 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사업이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상사에 대한 비위 또한 회사의 이익을 위한 방법이 된다. 뭔가 안타까운 현실 같은데, 이 정도의 유연성이 있어야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만 잘하는? 그런 인재는 한국형 인재는 아니다.
제가 일을 그만둔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저를 붙잡으실 건가요? – 321 페이지
넷플릭스에서 장려하는 질문 유형이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은 모두 그 가치가 있다고 한다.
1. 그렇다 : 일단 무조건 가치 있다. 내일부터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것이다.
2.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은 이유를 들을 수 있고, 그 피드백을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개선할 수 있다.
3. 잘 모르겠다 : 이게 조금 애매한데, 그래도 나의 그동안의 노력이 보람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번 지금 팀장님께 시도해 볼까 생각했는데, 당황하실 것 같아서 일단 보류하고 있다.
반면 맥락만 짚어주는 방식은 좀 더 까다롭지만, 실무진에게 상당한 자유를 주는 프로세스다. 상사는 실무자의 업무 활동을 감독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팀원들이 훌륭한 결정을 내려 일을 끝낼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실무진 각자의 의사결정 근육이 튼튼해져 이후로도 좀 더 나은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다. – 364 페이지
피라미드가 아닌 나무 방식의 의사결정 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실무적인 부분에 대하여 담당자의 결정 권한을 확장시키되, 매니저는 그 결정의 기틀 혹은 기반이 될 수 있는 큰 틀만 잡아준다는 것이다. CEO가 뿌리를, 본부장이 기둥을, 사업부장이 줄기를 그리고 팀장이 가지를 가다듬어 주면, 담당자는 입파리의 성장 및 진행 방향을 결정하고 시행하면 된다. 실무진을 믿지 못할 경우 사장이 모든 품의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이는 인재 밀도가 낮은 회사에서나 가능한 방식이다. 따라서 인재 밀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맥락을 짚어주는 가이드를 통해 담당자들의 역량과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그러면 헤드는 자신이 가진 여유를 통해 어디에 어떤 나무를 또 심어볼까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A 피드백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AIM TO ASSIST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2. ACTIONABLE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3. APPRECIATE (감사하라)
4. ACCEPT OR DISCARD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5. ADAPT (각색하라, 함께 일하는 사람의 문화에 맞춰 전달하는 내용과 당신의 반응을 적절하게 조절하라) - 448 페이지
다 맞는 말이지만 이렇게 명문화하기는 어려운 피드백의 방식들이다. 꼭 써먹어봐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정리한다.
1, 2, 3번은 피드백의 그 분위기가 조성되면 바로 실행 가능한 지침이다. 그러나 4번과 5번은 조금 놀라웠다.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실질적인 조치를 주는 상대에게 거부를 할 수 있을까? 여기서 5번을 고려한다면, 거부가 어려운 문화에서는 이를 어떻게 각색할 수 있을까?
일하다 보면 거부가 참으로 어렵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검토’라는 말이 입과 손에 붙어 하루에 수십 번은 쓰는 말이 되어 버렸다. 왜 그런가를 생각해 보면, 첫 번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고, 두 번째는 내 의사결정에 대한 단시간의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 흘러가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무마하고, 이후 길게 생각해 본 후 그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결국 ‘내부적으로 검토’가 4번의 거부를 5번의 방식으로 각색한 것 같기도 한다. 한국의 문화는 동양 국가들의 배려와 예의가 기본이기 때문에, 미국식 단호함이 다소 예의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방식의 안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득 넷플릭스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놈의 인재밀도 그리고 솔직함과 맥락의 문화가 실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또한, 넷플릭스 이외에 더 첨단을 달리고 세상을 선도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알고 싶어졌다.
조만간 다시 서점을 방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