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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이 Oct 27. 2024

평범함이 주제입니다

시선3

서현은 주머니를 뒤적이다 구겨진 영수증을 꺼냈다.


"아.."


지난번에 영수증을 받고 주머니에 넣었다 빼는 걸 깜빡했다.


주머니에서 뺀 영수증을 그대로 구겨서 크로스백 앞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안녕하세요, 면접 보러 오셨죠? “


“어!? 네.. 네!! “


“들어오세요”

 

서현은 잔뜩 긴장한 채로 말을 걸었던 사람을 따라 들어간다.


걸어가며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려다가 그만뒀다.

걸어가며 가방 안에 있는 물건을 흘리는 건 싫다.


두리번거리며 앞의 사람을 따라가다가 굽어져 있을 어깨를 뒤로 젖히고 허리를 핀다.


“여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가면 대기실이 있을 거예요. 거기 앉아 계시면 됩니다.”


미소를 띠고 가볍게 인사하는 사람에게 서현은 어색하게 머리를 숙였다.


“7층.. 7층”


엘리베이터 앞에 점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서로 아는 사이가 있으면 가볍게 인사하며 대화를 나눈다.


서현은 자신이 방금 들어왔던 문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며 시선을 거둔다.


다들 직장을 다니는 사회인이 된 모습이 자연스럽다.


서현은 처음 입은 자신의 정장을 확인한다.

얼굴에 더운 기운이 느껴진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기다렸던 많은 사람들이 차례차례 탄다.

맨 앞에 있던 서현이 가장 먼저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여러 차례 들린다.

서현은 까치발을 들고 버튼을 확인한다.

7층도 눌러져 있다.


“잠시만요…”


서현은 들릴락 말락 한 소리를 내며 겨우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뒤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어? 아까.. 누가 내리는 것 같았는데.. 잘못 눌렸나.. 다행이다..”


복도를 따라 걸어가니 의자들이 보인다.

서현은 그중 의자 하나에 앉는다.


“대기실이… 그냥 여기구나.”


가방 버클을 열고 휴지 조각을 꺼낸다.

휴대폰 액정을 보며 얼굴의 땀을 닦는다.


휴지통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 포기하고 가방 앞주머니에 휴지조각을 넣는다.


“나중에.. 과일 사서 들어가야겠다..”


서현은 앉은 채로 걸어왔던 복도를 보며 누가 오는지 확인한다.

휴대폰 액정으로 시계를 본다.

역시나 한참 일찍 도착했다.


팔을 들어 살짝 구겨진 옷소매를 펴보고

무릎에 보이는 바지 먼지를 살짝 털어본다.


조금 빠른 동작으로 셀카를 찍는다.

찍힌 사진을 확인한다.

쑥스럽다.


그제야 의자에서 일어나 모서리로 향한다.

창으로 바깥을 내려다보니 평소에 보지 못한 낯선 풍경이 보인다.


“올 때는 진짜 더웠는데..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서현은 하늘을 보며 남은 시간을 기다려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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