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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님 Jul 01. 2021

책방 일기 21.07.01

이런저런 이야기

오늘 낮 12시 30분쯤 책방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음악을 켜고, 빗자루질을 하고 있다 보니 행님(애칭)과 꿀님이 하나의 꽃무늬 양산 아래 웃으며 책방 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책방 단골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나이를 불문하고 친구가 된 두 사람. 오늘 마두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했다. 꿀님이 "탱님! 벌써 7월이에요." 말하니 행님이 맞장구를 친다. "그러니까 벌써 1년의 절반이 지났다니까!"

시간의 빠름에 놀라며 세사람은 마주보고 머리를 흔든다. 한차례 입을 모아 한탄을   꿀님은 자연스럽게 걸레를 가져와 바닥을 닦고 행님은 책상을 닦아 주신다. 내가 이러니 책방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토록 선하고 좋은 사람들을 어디서 만날  있을까. 셋이 나누어하니 빠르게 청소가 끝난다. 행님은 읽을거리를 펼치고, 꿀님과 나는 노트북을 켠다.   

꿀님책상

7월 1일, 다른 월초보다 새삼 시간의 빠름이 찐득하게 마주하는 날! 나는 요즘 너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느낌으로 살았다. 이게 다 일 벌이기를 좋아하는 내 탓이다. 이제는 내면을 돌보며 살아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러나 천성은 쉽게 어디로 가지 않는 법. 엊그제 평소 좋아하던 편집자 K님과의 북 토크가 거짓말처럼 성사되었고, 책방을 애정 있게 바라봐준 손님 덕분에 곽아람 작가님과의 북 토크 일정도 잡혔다. 그래도 하반기는 벌려놓은 일을 수습하는 방향으로 일이 나아갈 테니 상반기보다는 낫겠지, 생각하지만 내가 또 무슨 일을 시작할지는 나도 모른다. ^^;; 나는 어쩔 수 없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님이니까. (이 말이면 뭐든지 다.. OK!ㅎㅎ)

나도 우아하게..쩜쩜쩜 (사진 출처 : 이봄출판사)


7월의 문을 열며 매일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6월에는 서른 명의 글을 매일 읽어야 해서 내 글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7월에는 약 스무 명 정도가 함께 한다. 그래서 다시 매일 책방 일기를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홍님이 공부한다며 장만해 둔 노트북을 켜고 소파에 앉으니 무언가 제대로 하는 느낌이다. 그래, 책방에서의 사건들을 꾸준히, 세밀히 기록해 보자!


오늘은 그동안 아파서 오지 못했던 밤님(도빈님)이 왔다. 환한 얼굴로 책방에 와주어 그저 반갑고 고맙다. 책방 단골들이 자리를 잡고 집중한다. 도빈님은 논문을 쓴다고 했고, 좀처럼 작업이 풀리지 않는다는 미녹 작가님은 <꽃들의 말>을 읽는다. 콩님은 방학이라 무얼 하는지 알 수 없고 초*님과 꿀님은 부지런히 시험 준비를 한다. 다들 각자의 일에 몰두해 있는 사이사이 손님들이 와서 책을 사가기도 하고 구경만 하고 나가기도 한다.


오늘은 건물 3층에 사시는 건물주님과 책방 앞 데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단을 꾸민다고 셀프 공사를 하다가 아주 볼성사나운 모양새를 만들어 놨는데, 그걸 보수할 겸 책방 데크도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번 교육기관에서 책을 많이 사주시면서 통장에 약 2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겼는데 그 돈을 투자해볼까 한다. 무더운 여름만 아니라면 손님들이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면 좋을 것 같아서. 건물주님은 원하는 대로 한번 해보라고 이야기하셨다. (언젠가 건물주님 이야기도 써봐야지. 꿀잼각 ㅎㅎ). 아무튼 7월 13일 이후면 책방 앞에 작은 데크가 생길 것이고, 화단도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정비될 것이라는 게 이 이야기의 결론이다.

데크는 파주 청년다방 데크 시공을 한 업체가 해주는걸로!

하루가 참 빠르게 가고, 한 달이, 3개월이, 6개월이 빠르게 흐른다. 이 매일매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어 기록을 한다. 7월에는 반드시 기록 100% 달성해 봐야지. 글쓰기로 마음먹은 멤버분들 모두 환영해요. 우리 즐겁게, 함께 매일을 기록하며 삶을 정리해 봐요. ^^ 화이팅!



공들여 쓸 수 없어 더 가볍게 씁니다.


매출 : 12만원 (만원단위 미만 절사)

인스타 팔로워 : 6,20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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