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언제까지 꾸는 거야

이봐. 해 보기나 했어?

by 마음한켠

글쓰기 BGM은 인순이 - 거위의 꿈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거지.

나름 괜찮게 살았다고 생각한 20대였는데,

"아, 아니구나. 20대에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았구나."


이 길이 맞다고 무념무상으로 10년을 살다 보니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어있었다. 코로나로 잠시 멈춘 세상이 아니었다면, 그 마저도 깨닫지 못하고 40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선택한 그 일이 가장 옳다고 생각했고,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사실은 마음속에 생기는 물음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다. 무엇보다 다른 생각을 하기에는 현실이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었고,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낸 것에 박수를 보내는 삶이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내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다. 일, 목표, 성취 그리고 다시 일. 많은 기성세대가 이렇게 10대 강국 대한민국을 일궜고, 나는 부모님을 보고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AI가 나보다 일을 더 잘하고, 저축하면 집도 사고 차도 사는 줄 알았는데 벼락거지가 되고, 세상에서 무용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은 모양새다.


돌아보면, 10대의 대부분은 수능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살았다. 물론 대부분이 그렇듯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입학하지 못했다.


적당히 점수 맞춰간 대학에서 나는 첫 번째 기회를 맞이한 줄도 모르고 맞이했다. 점수받기 좋다고 추천받은 교양과목에서 내 적성을 찾은 것이다. 살면서 그렇게 재밌게 과제를 해 본 적이 없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 내용까지 궁금해서 찾아보는 진짜 대학생의 학습을 했다.


그런데 그 학과는 졸업 후 전망이 불투명했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면서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그래서 전과에 대해서 상담을 받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결국 그 길은 돈이 안되니까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선택한 나의 직장은 놀랍게도 전공과 전혀 관계없었다. 이럴 거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걸 그랬다.


불안정한 삶 속에서 나의 연애마저 계속 불편했다. 미래를 약속하기에 나는 아직 못다 푼 숙제가 너무 많았고, 그 숙제를 상대방과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관계는 늘 그렇게 삐걱거렸고, 짧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었다.


내 대학 등록금을 모아서 서울에 집을 샀으면 그게 지금 얼마야. 그때 내 학원비를 모아서 비트코인을 샀어야 하는데. 뭐 하나 시원한 것 없이 아쉽고 또 아쉽다. 그래서 종국에 닿는 아쉬움. ‘왜 우리 할아버지가 강남에 파 밭을 안 산 걸까.’ 하늘에서 할아버지가 들으시면, 어이가 없을 아쉬움.


이미 떠난 버스 붙잡자고 손을 흔들어 봐도 그냥 내 손만 아프다.


자르고 새 매듭을 묶자. 늦었다고? 그래서 뭐.

계속 꼬인 매듭만 붙잡고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풀어서 답이 안 나올 것 같으면, 자르는 것도 답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었다.

그래도 내일보다 오늘이 24시간이나 어리다.

오늘부터 새 매듭을 만든다.


우선, 출간 작가 되는 길로 한 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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