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대체 몇 살부터야
글쓰기 BGM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스무 살엔 서른이면 어른일 줄 알았다.
서른 엔 마흔이면 진짜 어른일 줄 알았다.
그리고 지금은... 글쎄, 여전히 인생을 구글링 중이다.
‘마흔 전에 할 일’, ‘행복이란’ 같은 거.
철없던 시절엔 나이만 먹으면 인생이 자동으로 정리될 줄 알았다. 살다 보면 40평대 아파트에서 아아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할 줄 알았지. 시간이 지나면 자동 결제처럼 ‘어른됨’이 처리될 줄 알았는데…
웬걸. 계속 결제만 되고, 배송이 안 온다.
이렇게 저렇게 공부하라는 사람은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건, 스스로 문제를 풀고, 오답 노트를 만들고, 거기서 다시 답을 찾고, 또 문제를 푸는 일인가.
예전엔 어른들 탓도 많이 했다.
“이게 다 어른들 때문이야!”
근데 이제 내가 그 어른이 됐다.
남 탓 하는 것도, 듣는 것도 피곤하다.
그렇다고 내 탓하자니 기분까지 피곤하다.
가끔 어른 코스프레를 한다.
담배 피우는 중고등학생을 보면 괜히 고개를 젓고,
예의 바른 청소년을 보면 “요즘도 저런 애가 있네” 하며 감동한다.
그러다 갑자기 나 자신을 보면… 어른이라기보단, 그냥 나이 든 아이 같다.
회사에선 어른인 척, 부모님 앞에선 다 큰 척, 친구 앞에선 인생 상담사인 척, 그리고 집에 오면 다시 어른아이.
어른이 되는 나이는 따로 없는 것 같다.
다만, 세상에 실망하지 않고 내 몫의 하루를 뚜벅뚜벅 살아내는 사람이면 이미 어른 아닐까.
“어른”이라는 말이 아직은 낯설지만,
일단 내일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