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얼만데

나 아직 3만 km도 못 달렸어.

by 마음한켠

글쓰기 BGM은 김동률의 출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다 보니 내가 나이가 부담되더라.

십 대한테 언니 소리 들으면 좀 미안하더라.


그런데 생각해 보면 경험치는 언니가 맞던데?

내가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출산을 한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은 아직 20대에서 변한 게 없잖아.


생산 연식은 37년인데,

아직 사용 연식이 만 37년이 아니면.

10년 된 중고차가,

아직 주행거리가 3만도 아니면.


견적 다시 내줘야지.




동갑인데 인생의 종점에 도착한 것 같은

셀럽들이나 주변의 몇몇 지인을 보면 부럽긴 하다.

나혼산에 나오는 셀럽들을 보면, 순간 뇌정지가 오긴 하더라.

심지어 나보다 어린애들이 많아.


그런데 그 사람들 밤 잠 줄여가며 일하고, 일할 때.

나는 9시간씩 꼬박꼬박 잘 자고 잘 먹고살았잖아.


젊음을 바쳐서 준비했고, 운이 오는 길목에 가 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친 젊음이 아니라면, 그 부모님이 젊음을 바쳤겠지.

그도 아니면 그 부모님의 부모님이 뭐든 갈아 넣어 만든 결과겠지.


시작부터 페라리였든, 10년식인데 20년 치 주행을 했든

내 상황은 아닌 거잖아.

이미 대조군이 아닌데, 스트레스받지 말자.

쿨하게 손뼉 쳐주자.


가슴에 손을 얹고,

나는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살아본 순간이 얼마나 있나?


중학교 때 처음으로 1000m 달리기를 하는데,

기록을 높여 보려고 정말 이 악물고 달렸던 적이 있다.

살면서 목에서 피 맛을 느껴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때 내 기록은 저조했다. 몇 분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냥 평균이하였다.

나는 피맛나게 달리는 건 자신이 없다.


그런데 끝까지 완주할 자신이 있다.

그게 1km든 42.195km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책 한 권을 갖고 싶다.

저자는 마음한켠으로.

이전 07화뭐가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