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로 충분해.
글쓰기 BGM은 BTS의 'Answer : Love Myself'
나이랑 상관없이 그냥 내 인생 살고 싶어서 쓰는 글.
(사실 어디 말할 데 없어서 여기에 쓰고 있음.)
나이와 관계없이 친구가 되었던 친구들이 있다. 신기하게도 모두 높임말이(honorifics) 없는 언어를 사용할 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존대해야 하는 마음의 얇은 벽을 하나 치웠을 뿐인데, 아는 언니, 동생이 아니라 정말 동갑내기 친구가 되었다.
말에는 확실히 어떤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나는 00 언니, 선생님, 팀장님, 사장님, 코치님, 원장님 등등 이런 호칭에 알레르기가 조금 있다. 업무를 하더라도 내 이름으로 불려지고, 상대방이 내 직급이나 직업 보다 나를 알아주기를 원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이름은 내가 아니고,
내가 타는 차가 내 모든 걸 대변하지 못하고,
내가 입는 옷이 내 모습의 전부가 아니고,
내 통장의 잔고가 내 삶을 모두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세상이 나를 제대로 봐주지 않으니까
나라도 나를 제대로 보고, 인정해 주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에 인색하거나 멋쩍어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친구 딸내미, 우리 부장님, 옆집 꼬맹이에게는 그렇게도 다채로운 칭찬을 하면서 말이다.
비행기를 타면 비상시 행동요령을 설명해 준다. 그때마다 스스로 되뇌는 내용이 있다. 산소호흡기 착용이 필요한 어린이나 노약자가 옆에 있다면, ‘본인의 산소호흡기를 우선 착용 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호흡기 착용을 돕는 것’이다.
사람을 살고 싶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일까.
배고픔? 번식? 배움? 사랑? 다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어떤 의미로든 인정받고 싶어 하니까.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대단해.”
“네가 최고야.”
“너를 사랑해.”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갓 태어난 아이부터 임종을 앞둔 노인까지
이런 말들이 싫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이런 말을 해주지 않으면,
그런 말을 듣기 위해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 조난되거나 난파당하기도 한다.
그냥 나는 나로 멋진 걸로.
그런 걸로 하자.
지금 모습이 맘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모습을 위해서 노력하는 그 자체를 인정하자.
나는 그냥 나니까.
로또 1등 당첨보다 어려운 확률로 세상에 태어났고,
지금까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적이니까.
정수리에 손을 올린다.
따뜻하게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만큼 산다고 수고했다.
오늘보다 1만큼만 나은 내일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