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ry맘 Mar 24. 2024

두 번째 생일을 기다리며... 마지막

테리만을 위한 쪽문

나... 테리는 7개월이 되도록 마킹을 할 줄 몰랐다.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었다. 어리니까 면역이 약해서 산책도 아주 짧게 다녀오고 도그 파크가 아닌 동네 공원을 몇 바퀴 도는 게 고작이었다.(7개월이 지났을 때 맥스 삼촌과 오레오 할아버지께 배우긴 했다)


엄마는  내가 엄마집에 오자마자 테리를 위해 택배아저씨를 바쁘게 만들었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 중에서 아마존 아저씨들이 진짜 열일 한건 인정해야 한다.


아직은 아기인 나를 두고 쇼핑하러 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어서 아마존에 이것저것 주문을 했는지 일매일 관에 박스가 던져지는 소리를 들었다.


어느 날은 간식과 장난감이...

또 어떤 날에는 영양제와 샴푸가...

또 하루는 하네스와 자동줄이...

그러다가 어느 날은 정말 커다란 게 배달되었는데 엄마 아빠가 옆집 친구까지 불러서 문에 장착을 했다.

바로 나만을 위한...

뒷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쪽문이었다.

테리만을 위한 테리 전용도어.아무도 이곳을 사용할수 없는 오직 테리만 사용한다.



엄마가 나를 위해 준비한 것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이 쪽문이었다. 뒷마당으로 나가기 위해서 유리문을 열어야 되는데 낮에는 아무도 없어서 늘 잠금장치를 해놓는다.

그러면 나는 뒷마당으로 나갈 수도 없고 패드에 쉬야를 할 수밖에 없어서 그건 창피한 일이었테리전용도어가 있어서 뒷마당으로 나가 쉬야를 했다.

처음에 엄마가 패드를 여러 곳에 깔아 두었데 실수로 패드 밖에 응가를 하거나 쉬야가 새기도 했지만... 엄마는 이 쪽문을 장착하고서는 매일같이 간식을 들고 바깥에서 나를 유인하였다.


아기였던 나에게 살짝 높은 데크 위에 박스를 깔아 바닥을 돋우어 층을 낮게 만들었다. 내가 바깥인지 안인지 구분되지 않게 해 두어서 아크릴 판을 열고 나가도 큰 위험이 없으니 들락날락하기도 좋았다.

비가와도 발이 젖지않는 데크~~
이 예쁜 궁뎅이를 어쩔~~


일주일 즘 지났을 때 엄마는 박스를 슬쩍 치웠지만 이미 나는 잔디의 촉감을 느낀 상태라 데크와 쪽문의 높이는 아무 일도 아니었지 하하하...


집에 아무도 없을 때는 바깥바람을 쐬고 싶어서 머리만 내밀고 있기도 했다. 뒷집 양쪽 옆집 모두 친구들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지만 아기였을 땐 조금 무섭기는 했다.


바로 뒷집에는 불도그 할아버지가 있지만 자주 나오지 않아서 만날 수가 없다.

오른쪽에는 미야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인데 혼자 사는 아빠가 자주 출장을 가는지 많이 심심해했다.

왼쪽에는 작은 치와와를 비롯해 네 마리나 되는 친구가 있는데 가끔 걔네 엄마가 뒷마당에 내놓고 문을 닫는 바람에 실내에 들어가고 싶어서 유리문을 긁으며 짖어댄다.

아마도 쉬야나 응가를 하라고 긴 시간 동안 바깥에 두는 것 같다.


나는 쪽문이 있으니 집에 아무도 없어도 바깥 잔디밭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엇보다 좋은 건 엄마와 같이 뒷마당에서 공놀이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는 일이지 ~~~

최근에 작은 데크위에 인조 잔디를 깔아서 비가 와도 발이 젖지 않게 만들어서 나의 삶의 질이 높아졌음은 말할것도 없지~~

작가의 이전글 나의 두 번째 생일을 기다리며..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