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 편지는 네이버웹툰(웹툰)과 넷플릭스(애니메이션)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의 편지는 공식적으로 ‘드라마’ 장르이지만, 저에게는 그보다 한 편의 동화이자 판타지처럼 다가온 작품입니다. 초록과 파랑이 가득한 여름빛 그림들을 눈으로 좇다보니 어느새 몽글몽글한 판타지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되더군요.
이야기는 주인공 소리가 서울을 떠나 할머니댁 인근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교실로 발을 내딛었지만 “왜 서울에서 여기로 전학을 오게 됐어?”라는 평범한 질문에 금세 마음이 무너져내립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책상 아래 편지 한 장.
편지에는 학교 곳곳에 대한 소개, 반 친구들의 얼굴과 이름 등이 정성스레 적혀 있었습니다. 편지 덕분에 이 학교와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소리는 이제 수수께끼처럼 숨겨진 다음 편지, 그 다음 편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연의 편지 웹툰 원작자인 조현아 작가님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 중 계속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옳은 선택과 다정한 행동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답장이 온다”
이 작품에 담긴 마음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문장이 또 있을까요.
소리는 편지를 찾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또 다른 주인공 동순을 만납니다. 둘은 학교 폭력과 소외감 등 아픔을 안고 있지만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편지를 쓴 주인공 호연까지 세 친구의 옳은 선택과 다정한 행동은 작품 전체를 감싸 안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판타지처럼 느낀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소리와 동순이 용기를 내어 선택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큰 결심이 필요한지 알기에 그 모습이 현실을 넘어 반짝이는 판타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더 기특하고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물론 반딧불이 반짝이던 장면 등 우연인지 모를 마법같은 순간들도 감정을 더욱 짙게 만들었죠.
그림체는 연의 편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매콤한 전개 대신, 작품을 가득 채우는 것은 고요한 수채화입니다. 초록빛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 추억이 가득 담긴 수풀 속 아지트, 풍덩 뛰어 들어갔던 푸른 물의 감촉까지 오래도록 잔상에 남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한 컷 한 컷 소중한 그림 속에 주인공들의 진심이 녹아들어 있어서 더 눈길이 가나봅니다.
이 용기는, 다정함은, 그리고 진심은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스며들었을 거예요. 제가 그랬던 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