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있다면 직접 보고 싶은.

by 제밍



왜 내겐 보이지 않나요, 지나가던 당신이 본 내 공덕은.


정신머리도 없이 밖을 나서가지곤 가방에 약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결국 갑갑해진 숨으로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를 끌고 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던 그 한 시간 같던 십분.

그 사이 생전 처음 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얼굴에 공덕이 보인다고. 자세히 얘기해 줄 테니 시간 어떠냐고.


막히는 길 때문에 점점 늦어지는 택시도 답답한데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일인지 갑갑한 숨이 더 갑갑해져 버려선 눈도 마주치지 않고 거절했다.

끈질기게도 나는 보지도 못한 공덕을 운운하며 붙잡길 수차례. 솔직히 소리치고 싶었다.


내겐 보이지도 않는 내 공덕을 당신은 어떻게 보냐고,

내게 공덕이란 게 있다면 이렇게 갑갑한 숨으로 쫓기듯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을 테고 당신도 만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내게 공덕이란 게 있긴 한 거냐고.

생각보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이렇게 말할 생각만으로도 숨이 차서 내뱉진 못했지만.


그동안의 삶 속에서 손꼽을 정도로 무례하게 무시하고 거 절하고나서야 나를 지나쳐갔다.

안다, 내가 돌보지 못한 내 상태에 괜한 화풀이하는 비겁한 마음이라는 걸.

오히려 그 사람이 나타나서 잘됐구나 싶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지금 내가 힘든 건 그 사람 때문이라고 떠넘겨버리면 될 테니.


택시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다 울렁이던 가슴팍이 점점 평탄해지고나서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게, 퍽 비겁하다 사람 마음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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