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밥맛 떨어지게 왜 그러냔다, 남편이란 사람이 아내라는 사람한테.
급격하게 나빠진 건강에 근심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밥을 깨작거리는 아내,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걱정을 사서 하는 게 불만인 남편.
싱크대에 남편이 세게 내려놓은 접시 소리가 집안 전체를 울리는듯하다. 이왕 그냥 이렇게 접시도 깨지고 집도 반으로 갈라져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남편이란 사람이 지금까지 봐온 바론 저렇게나 말을 가려서 할 줄 모르는 모자란 사람이란 것도,
아내란 사람이 지금까지 봐온 바론 저렇게나 미련하게 화를 누르기만 하는 사람이란 것도 아는데
어쩜 저렇게 서로만 서로를 모르고 사는지.
지금까지 수만 번을 바라왔던 것 같다, 서로를 저렇게 모를 거면 남이여야 더 가까운 사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그보다 수억 번을 더 많이 바라왔던 건
아내를 모르는 남편도, 남편을 모르는 아내도.
어느 누구도 알고 싶지 않은, 아무것도 모르는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