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이젠 익숙하다가도 아직 낯설기도 하다가도.

by 제밍




달이 두 번 바뀌었는데도 아직도 적응 중인가 보다.
오랜만에 평일에 많아야 열댓 명 정도 있을 한적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려고 마음을 먹고 나섰던 길.
아, 지금 완전 출근이랑 등교시간이었지.
버스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영화는 예매해 놨고 보러 가야지,
이미 만원 버스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가득 찬 버스에 간신히 발을 얹었다.

의자에 앉아 버스 벨이 울릴 때마다 눈꺼풀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남자분,
안 그래도 좁은 버스가 불편하지도 않은지 더 옹기종기 모여 속닥거리는 학생들,
업무가 얼마나 많은지 비좁은 의자에서 노트북을 꺼내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이는 여자분.
이상하게 낯설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한,
이 풍경에서 남몰래 쓱 빠져나와 뒤를 돌아보고 있는 알 수 없는 오묘한 느낌. 그들보다 먼저 버스에서 내려 보이는 풍경은 서너 사람정도가 지나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져 한적한 골목.

만원 버스 풍경에 더 이상 내가 없는 것도, 새로운 풍경에 내가 있는 것도. 아직도, 아직은 적응 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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