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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의 숲 May 21. 2020

사는 게 재미없고 무기력할 때

인생의 비를 맞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가닿기를




죽기 전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글을 쓰는 직업에 단 한 번도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씩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기에 모든 것을 멈추고 어릴 적 꿈을 무모하게 집어 들었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아직은 어떤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누군가를 넓은 마음으로 위로하고 용기를 줄 품도 부족하지만, 불안하고 어설픈 내 모습도 글로 남기고 싶었다. 미숙하고 부족한 상태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일도 의미 있지 않을까.


오랜 꿈을 시작할 때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분명히 셀렘도 있었다. 그렇게 지난 몇 달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내가 상상했던 좋은 결과는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단숨에 꿈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 길이 참 험난하게 느껴졌다. 답을 모르는 문제를 혼자서 끙끙대며 풀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매일 홀로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점점 선명했던 꿈도 흐릿해지고, 넘치던 자신감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무기력한 마음은 평온했던 일상도 무너지게 만들었다. 나약한 내가 무척이나 미웠고 부정적인 상상에 사로 잡히게 되었다. 내 인생이 자꾸만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호기롭게 시작한 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 잘난 자존심을 챙기기 위해 내 안에 이 모든 사실을 꽁꽁 숨기고 있었다. 그렇게 꿋꿋하게 혼자 버티던 나는 결국 소중한 주변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 무너져가는 나를 보며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기 시작했다. 좋은 강의를 추천해주기도 했고, 작은 선물을 보내주기도 했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누군가 사는 게 재미없고 일상을 이어나갈 힘이 없다면, 자신의 '마음' 바꾸려고 하지 말고 '환경' 바꿔보라고 말하고 싶다.


오로지 '혼자' 꿈을 향한 의지를 유지하며 일상을 이어 가기는 쉽지 않다.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며 실천하는 것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목표를 향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를 데려다 놓으면, 힘들게 '마음'을 바꾸지 않아도 인생의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


먼저 낮과 밤이 바뀌고 생활이 엉망이 되어 고민이라면 오전에 자신에게 필요한 학원을 등록하길 바란다. 일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의지를 다지기에도 좋다. 그저 나를 꿈꾸기 좋은 환경으로 옮겨다 놓는 것이다.


하루가 재미없고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평소에 사고 싶었던 옷이나 물건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길 바란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을 가꾸고 좋은 물건을 사용하면 잠시나마 삶의 생기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일시적이겠지만 그런 작은 보상과 노력이 모여 행복한 날들을 이어갈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나 보길 바란다. 내 삶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이유는 집에서만 오래 머물기 때문일 수 있다.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다 보면 호기심과 창의력이 생기게 된다. 처음 만나는 거리와 상점을 구경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외롭고 힘들 때 혼자 떠나기보다는 나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마음을 바꾸기는 힘들지만 몸으로 좋은 환경을 바꾸는 것은 쉽다. 그렇기에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고 사는 게 의미 없다고 느껴질 때 마음보다 몸을 움직여보길 바란다. 그것 역시 힘겹고 고단한 일이겠지만, 어두운 먹구름이 오는지 뻔히 알면서도 우산을 찾지 않고 멍하니 있어서는 안 된다. 혹시 지금 누군가 인생의 비를 맞고 있다면  사람에게  글이 가닿기를. 독한 감기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햇살이 따스한 그날을 만끽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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