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빵순이의 뉴욕 쿠키 탐험
내게, 그리고 모두에게 꿈의 도시인 뉴욕과 파리 그리고 로마.
(스페인이란 나라도 그렇게 좋다는데 갈날이 오겠지? 위드 코로나와 함께..)
뉴욕과 파리 그리고 로마는 패션의 도시, 관광객들의 도시이면서 미식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중 몇 년간 꿈으로만 간직했던 뉴욕행을 2년 전 용기 내어 갔다. 추운 겨울날에 가서 맘껏 즐기진 못했지만 미술 전공자의 꿈인 구겐하임 미술관, MOMA 등 뉴욕의 유명한 미술관과 갤러리에 가서 직접 작품을 본다는 게 감격스러웠고 꿈만 같았다. 나중에 날 좋은 봄이나 가을에 다시 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짧게만 있다 와서 뉴욕의 유명 맛집도 다 가보진 못했지만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와 르뱅 베이커리를 맛보지 못한 건 아쉬웠다. 르뱅 베이커리에서 파는 쿠키는 한국에서 직구로도 가능하다. 최근에 르뱅 쿠키가 먹고 싶어 직구를 할까 생각했지만 요즘 두툼한 쿠키가 유행인지라 국내에서 먹어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을 했다.
뉴욕 르뱅 쿠키 하면 돌덩이처럼 생겨 꾸덕 쫀득한 쿠키로 유명하다. 식감과 두께가 쿠키와 스콘의 중간으로 한 개당 4500원 정도 하는 비싼 쿠키다. (우리나라에서도 가격이 대략 3000원-4000원 정도 한다) 내가 사는 동네인 여의도에도 있지 않을까 하여 검색해서 찾아봤다. 다행히 우리 동네에도 꾸덕한 르뱅 쿠키를 파는 곳이 여럿 있었다. 여의도내에서도 많이 가보질 못해 제목만 거창하지만 몇 개만 추려본다. #내돈내산하며 #직접찍사 한 후기이다.
1. 서울 커피
이곳은 커피와 밀크티가 유명한 가게로 밤늦은 시간까지 손님들이 꽤 있다. 차분한 매장 분위기에 디저트류도 판매하고 있다. 쿠키는 초코렛 르뱅 쿠키와 크랜베리 르뱅 쿠키 2종류뿐이다. 그래서 쿠키 덕후인 나는 2개를 다 샀다. 마치 빵처럼 두툼한 두께에 촉촉한 촉감이라 둘 다 맛있었지만 단 걸 좋아하는 나는 초코렛 르뱅 쿠키가 맛있었다. 담백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크랜베리 르뱅 쿠키가 입맛에 맞을 것 같다. 두 개만 먹어도 벌써 배가 불러 르뱅 쿠키는 식사대용?으로도 알맞다. 쿠키가 맛있으면 당연히 옆에 스콘도 맛있을 거다. 나중에 레몬 딜 스콘을 사봐야겠다.
2. 여의숲
여긴 내가 직접 가보진 않고 배달로만 주문한 곳이다. 쿠키 외에 에그타르트, 휘낭시에, 마들렌 같은 디저트도 많다. 그중 뉴욕 르뱅 쿠키와 말차 마카다미아 그리고 레드벨벳 쿠키를 샀다. 여기 르뱅 쿠키는 견과류도 많이 들어있고 단 걸 좋아하는 나에게도 달게 느껴진 쿠키다. 사람을 확 기분 좋게 만드는 당 충전으로는 이곳의 르뱅 쿠키가 딱이다. 반면 레드벨벳 쿠키는 레드벨벳 케이크 맛을 그대로 먹는 느낌으로 크림치즈가 가득 들어 있어 묵직하고 밀도가 높다. 여긴 휘낭시에 맛집이란 평이 많아 다음엔 휘낭시에와 브라우니, 에그타르트를 사봐야겠다.
3. 커피 사피엔스
커피 테이크아웃이 많은 가게라 그런지 매장은 아주 협소했다. 카페 주인이 젊은 남성분이라 그런지 힙한 노래에 또 사진 찍었던 당시가 핼러윈데이 시즌이라 곳곳에 인테리어를 핼러윈 장식으로 꾸미셨다. 여긴 쿠키 종류가 많은데 그중 또 동일하게 뉴욕 초코쿠키와 말차 마카다미아 쿠키를 샀다. 동네에서 먹어본 르뱅 쿠키 중에서 이곳의 쿠키가 제일 적당하고 정석의 르뱅 쿠키 느낌이었다. 매일 아침 사장님이 직접 쿠키와 스콘을 구우신다던데 사장님 정말 잘하시네요... 다음에 피넛버터 초코쿠키 찜콩!
4. 레어 커피
이곳은 잠실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레어 마카롱이 만든 커피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쿠키와 스콘 외에도 마카롱 종류가 많다. 내가 갔을 땐 쿠키 종류가 벌써 많이 빠져서 다크 헤이즐넛과 말차 베리를 사고 옆에 마카롱 얼그레이와 말차 초코 2개를 샀다. 이곳의 르뱅 쿠키도 맛있지만 쿠키 식감이 아닌 달고 부드러운 스콘 식감에 더 가까웠다. 촉촉한 스콘을 먹는 기분이라 1개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마카롱도 일반 마카롱이 아닌 뚱카롱으로 쫀득한 꼬끄에 풍부한 크림까지 있어 내 스타일의 마카롱이다. 쿠키가 스콘 식감이라면 파운드 케이크도 맛있을 것 같다. 나중에 사봐야지..
(번외) 5. 여의도 커피
이곳 또한 아인슈페너가 유명한 커피집이라고 한다. 건물의 2층이라 접근성은 안 좋지만 여기도 근처 직장인이나 배달이 많은 것 같다. 여긴 번외로 한 이유는 르뱅 쿠키는 아니지만 가게에 파는 초코칩 쿠키가 두툼하고 맛있다. 바삭하고 촉촉한 두 가지 종류의 편의점 과자에서, 중간 식감으로 쿠키 2개를 합쳐놓은 두께이다. 겉으로는 초코칩이 작게 박혀있는 것 같지만 반으로 가르면 큰 초코칩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씁쓸한 커피와 함께 이 초코칩 쿠키를 먹으면 행복할 것 같다.
우리 동네에도 생각보다 맛있는 르뱅 스타일 쿠키 파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유명한 쿠키 맛집도 방문하고 싶다. 그래도 르뱅 쿠키의 원조인 뉴욕에 직접 가서 센트럴파크에 누워 르뱅 쿠키를 먹는 건 다른 느낌이겠지. 랜선 여행 그만하고 실제 여행을 떠나는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의 피는 밀가루와 버터, 설탕만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