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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nna Feb 18. 2021

폭스바겐 브라질, 해학의 이야기

흔히 브라질이라는 국가를 떠올리면 축구나 삼바 정도의 이미지로 받아들이시겠죠. 실제로도 그렇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브라질은 광고의 영역에서도 꽤 유명세를 가진 나라입니다. 해마다 개최되는 프랑스의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에서 심심치 않게 트로피를 거머쥐는 나라이기도하고, 몇 년 전 개최된 부산 국제광고제의 심사위원장으로 브라질 출신의 카피라이터 Joanna Monteiro가 위촉되기도 했습니다. 돋보이는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광고를 제작하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브라질입니다. 오늘은 브라질의 광고 몇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https://youtu.be/DMV0pAWzo6U


폭스바겐 브라질의 광고입니다. 글을 읽기 전에 45초 정도 되는 그리 길지 않은 영상이니 한번 보고 오시는 게 좋겠네요. 자막도 필요 없고 그냥 영상만 보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2016년에 제작되어 빛이 바랬을 법도 한데, 지금 봐도 참 좋은 광고라고 느낍니다. 폭스바겐 브라질에서 론칭한 광고인데 차량 광고는 아닙니다. 차량에 탑재된 사양(기술)인 트렁크 이지 오픈을 소개하는 광고입니다. 광고 끝에 등장하는 카피 'A adrenalina de um pé abrindo uma porta.'를 한국어로 하자면 '발로 문을 여는 것의 쾌감' 정도가 되겠네요. 게임, 영화 등의 다양한 콘텐츠에서 발로 문을 열거나 박차는 장면들을 모아서 반복적으로 보여준 후, 말미에는 발로 차량 트렁크를 여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광고가 끝나기 직전에서야 무엇을 광고하는 영상인지 알아챌 수 있죠.


광고하고 있는 기술은 현재에는 꽤 보편화되어 있는 사양입니다.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다양한 방법으로 자동차가 알아서 차량 트렁크를 열어줍니다. 다만 그 방법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보신 광고처럼 트렁크가 열리기도 하고,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로 차량 후미에 일정 시간 서 있게 되면 자동으로 열리기도 합니다.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가 '쉐보레 보타이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게이트'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광고와 동일한 방식으로 그 기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광고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차량에 탑재된 옵션을 단독으로 광고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런 광고를 접한 적이 없기 때문이죠. 이건 어느 정도 한국 소비자들의 기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차 한 대 사려고 가격표를 보면 낯선 문구가 참 많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생소한 단어들이 잔뜩 쓰여 있고, 밑에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놓았음에도 이게 무슨 소린지 도통 알 수가 없죠. 이 지점에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차이를 보이는데, 여기서 우리는 대개 그 사양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노력합니다. 차를 잘 아는 주변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 검색도 해봅니다. 나아가서는 동호회 같은 곳에 가입해서 실제로 이 사양이 어느 정도 유용한지까지도 알아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자동차에 탑재된 첨단 사양을 거창하게 홍보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해당 차량이 가진 콘셉트에 맞는 광고를 제작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를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우선인 것입니다. 첨단 사양은 광고 하단에 한 줄 정도로 탑재된 사양의 이름만 노출해두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본다는 것이죠. 또한 요즘은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활자에서 영상으로 온라인 상에서 보다 폭넓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작업은 자동차 제조사의 것이 아니기도 하고요. 자동차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은 셀 수 없이 많죠.


이처럼 자동차 구매 시에 소비자가 스스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 하는 것은 자동차라는 제품이 관여도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모든 국가의 소비자에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닌 듯합니다. 관여도가 높은 제품군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 접근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동시에 사회문화적으로 자동차가 갖는 가치가 각기 다르기 때문인 것도 어느 정도 작용합니다. 인터넷이나 기타 인프라의 부족으로 정보 자체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경우도 있겠죠. 이 경우 자동차에 탑재된 첨단 기술을 독자적으로 광고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술이라는 소재가 줄 수 있는 거부감이나 이질감 같은 것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학적으로 풀어낸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https://youtu.be/JKTXdChG_Xg

Volkswagen Brasil 의 사이드 어시스트(후측방 경보시스템)

https://youtu.be/mNUhJW3mKvE

Volkswagen Brasil의 운전자 피로도 경고

https://youtu.be/EG3MQzyOXmc

Volkswagen Brasil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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