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유독 하늘을 자주 본다.
1년 중 가장 새파란 하늘이어서, 그래서 올려다본다.
그런 상투적인 표현도 좋지만은, 뭔가 빠진 이유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23년의 나에게 있어 하늘은 시상이었다. 구름과, 달과 별과 해 그리고 하늘로 휘돌아오는 바람. 무리 지어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
하늘에서 시상을 떠올리는 것을 내려놓은 지는 꽤 된 것 같다. 시 대신 글을 쓰겠다 했던 이유도 있고, 단순히 바빴기도 했고... 이유를 대자면 변명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여상한 이유들이다.
그래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유는 곰곰이 턱을 괴고 생각해 보았을 때, 아무래도 내 감정 때문인 것 같다. 감정이 물을 닮았다는 생각을 문득 했을 때부터 나는 하늘을 보았다. 물빛으로 가득 찬 하늘을 올려다보면, 내 감정의 편린이나마 비추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11월, 때늦은 가을의 하늘 아래에. 고개를 한껏 치켜든 내 행동에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거창한 이유가 달라붙는다.
참으로, 기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