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
막 푸른 멍울을 맺어나리던 오월은 기차가 내달리면 터널 밖으로 밀려서 가버리더라 덥고 묵지근한 풀내음을 한 터럭 남기고서
그렇다면 어둑한 주위는 먼저 떠나는 오월 따라 주욱 또 밀려서 가버리고 어느샌가 빛이 가까울 때면 비로소 시간이 섞여서 움짓거리며 또 어둠을 따라가겠지
찰캉이는 열차소리 싣고서 다가오는 빛에는 더운 선로를 쪼아대던 싹이 틘 파릇한 볍씨를 입에 물고 날아오르기에 여념이 없는 참새들의 풍경이 있고
기차에 탄 아이와 어른과 노인 모두가 그 풍경 보며 그리워하네 그렇지만 부는 열풍과 빛과 참새 그 모든 풍경들은 터널을 다 건너매도 결코 변하는 법이 없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