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서울시가 내놓은 ‘기후동행카드’는 말 그대로 환경과 함께 걷자는 취지의 교통 정책이다.
버스, 지하철, 따릉이까지 한 장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현재 하루 평균 60만 명 넘는 이용객이 이 카드를 들고 서울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함께 가자’는 취지가 무색하게도, 카드 한 장에 얹혀 무임승차를 노리는 얌체들이 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부정 사용 적발로 부과된 금액이 1억50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단속이 본격화된 건 올해부터지만, 그 증가 속도는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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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기간 부과된 부가 운임이 51만 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30배 가까운 증가다. 특히 주목할 사례는 두 가지다.
먼저 30대 남성 A씨는 기후동행카드 하나로 부인과 함께 지하철을 이용했다. 방식은 단순했다. 남편이 먼저 탑승 후 하차하고, 카드를 부인에게 건네 다시 개찰구를 통과하게 한 것이다.
이 방법으로 17번이나 지하철을 탄 이들은 결국 9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물게 됐다.
더 충격적인 건 50대 남성 B씨 사례다. 그는 두 달 가까이 청년용 카드를 이용해 출퇴근했다. 부정 사용 횟수는 총 45회. 공사는 그에게 200만 원 넘는 부가 운임을 부과했다.
출처: 연합뉴스
청년권을 빌려 쓰는 것도, 명의와 다른 이가 사용하는 것도 명백한 부정 사용이다. 기후동행카드 뒷면에는 ‘타인 양도·대여 금지’ 문구가 적혀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동사용한 사례도 다수다.
서울교통공사는 단속 강화를 위해 개찰구 시스템에 청년권 이용 시 보라색 표시가 뜨도록 개선하고, 의심되는 경우 CCTV 확인을 통해 실제 사용자를 추적하고 있다.
교통 복지를 위한 정책은 선의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그러나 몇몇의 얕은 꼼수는 제도를 흔들고, 결국 비용은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시민 모두의 책임 있는 이용이 필요한 때다. ‘함께 가자’는 말이 진심이 되려면, 함께 지켜야 할 약속부터 다시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