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도립공원(논산) 입산통제
주차장도 접근 못 합니다. 주차장 옆 계곡도 갈 수 없습니다. 지난 10일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호우 피해가 컸기 때문입니다. 탐방로 복구와 안전점검을 위해 입산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26일 현재)
#1. 입산통제 알면서도
26일 찾은 대둔산도립공원(논산). 21번 버스가 도착하기도 전에 플래카드가 잇따라 보였다. '대둔산도립공원 입산통제 안내.' 입산통제 소식을 알면서도 찾은 이유는 2주 사이 일부분이라도 열리지 않았을까, 기대감 때문. 요즘처럼 무더운 날엔 수락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수락폭포의 청정에어컨이, '계절과의 불화' 추운 여름이 그립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플래카드를 다시 봤다. 통제기간이... 8월 10일까지였다. 공사일정에 따른 변동 가능. 출입 통제를 알면서도 차단시설 쪽으로 저벅저벅 다가갔다. "출입 아예 안 되나요? 주차장도 못 가는군요?" 관리 관계자처럼 보이는 한 분에게 답이 뻔한 질문을 던졌다. "다 떠내려갔어요, 부서지고..." 그러면서 "산 타려면 반대쪽 완주 쪽으로 가시라." 안타까움 진한 답변을 전했다.
#2. 발길 돌리려니 아쉬워
대전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1시간 뒤에나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양말 벗고 발 좀 담갔다 가야 하지 않을까. 아쉬운 대로 마을 초입의 계곡을 찾았다. 공원 안의 수락계곡으로 가지 못한 피서객이 모두 이곳에 있었다.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가족들, 연인들, 아저씨들…. 집에서 나올 때 기대했던 수락의 시원함은 느낄 수 없어도 그저 물가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표정이었다.
나도 한쪽 그늘에 자리잡고 신발, 양말을 벗었다. 명불허전 맑은 물에 발을 담갔다. 아주 차진 않았지만 시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매미소리와 흐르는 물이 공감각을 형성했다.
한 커플이 내 옆쪽에 자리를 잡았다. 대화 내용이 부분부분 귀에 들어왔다. 역시 이들도 공원 안 계곡으로 가려고 온 것. 지난해 만끽했던 청량한 기억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도 나쁘지 않네. ㅎㅎㅎ"
좋아하는 사람과 혹은 썸 타는 이와 어딜 가든 좋지 않겠는가. 어딘들, 뭔들.
다시, 버스.
대전으로 돌아오는 21번 시내버스에서 들리는 노래.
나에게만 준비된 선물 같아
자그마한 모든 게 커져만 가
항상 평범했던 일상도
특별해지는 이 순간
깊은 사랑에 빠진 순간.